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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노 Apr 07. 2020

미지근한 계절

당신은 지금 어떤 계절에 살고 있나요?

벌써 봄이라니. 벚꽃나무를 봄으로써 봄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내가 봄을 느끼지 못한 이유는 나의 온도는 미지근하기 때문이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두꺼운 패딩을 입는다. 그리고 마스크를 한다. 너무 추울 때는 패딩의 모자까지 꾹 눌러쓰며 땅을 보며 걷곤 한다.  어렸을 때는 추워도 멋 부린다고 짧은 치마와 얇은 재킷을 입곤 했는데 요즘은 그 추운 바람이 조금이라도 닿는 게 싫어서 온몸을 싸매고 다닌다. 그리고 집, 회사만 반복하니 바깥의 온도를 살결로 느낄 새가 없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나였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잘 돌아다니지도 못한다. 계절은 봄인데 나의 계절은 항상 미지근한 계절이었다. 알아차려보니 봄임을, 또 알아차려보니 여름이 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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