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보다 중요한 오늘의 감정과 생각들에 대한 마무리 인사
화요일 저녁 8시 20분에 진행하는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난 학교 근처에 위치한 24시간 스터디 카페에 왔다. 이번 주 목요일에 발표할 우리 부서의 향후 교육 영상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다. 저녁 10시 30분이 넘어선 시간에도 24시 스터디 카페는 만석이었다. 아마 대학생들이 지금 중간고사 시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이가 서른 중반이 다 돼가는 내 입장에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공부를 한다는 것이 너무 뿌듯했다. 마치 예전에 대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의 낭만보다 중요한 것이 지금의 먹고살 궁리이다. 2021년도 하반기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장애인공단에 신청하고 조금이나마 우리 부서의 여유가 찾아왔다. 물론 야근을 안 하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는 시기 정도이지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기획행정부 부장님과 함께 고민했던 것이 있다. 바로 협회 산하 조직과 시설 직원들을 위한 '영상 교육'이다. 사실 이전 부서에 있을 당시부터 계속해서 이 영상 교육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했지만, 그때마다 여러 이유로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하지만 부서를 옮기고 이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 현재 기획행정부 부장님은 한번 실행에 옮겨보자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에 따른 준비를 토대로 여러 프로세스를 함께 고민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영상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계획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안)을 오늘 이 자리에서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영상 교육을 실행에 옮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배경에 출발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황적으로 판이 깔렸으니, 이 판을 어떻게 계획하고 짜 나갈지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몇 번 영상 교육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조직 관리나 목적사업에 투입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명목으로 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하였다. 지회장 직무교육, 조직 역량강화 집체 교육, 편의증진센터 권역별 보수교육, 경영자 연수, 중간관리자 교육 등 시기별로 항상 하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이 교육에 대한 실효성 여부는 내가 따질 수 없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협회, 230개 지회, 66개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협회에서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이 한계 중 하나가 모두가 다 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아니란 것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종사자들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한꺼번에 참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참가비, 교통비, 식음료비 등에 들어가는 예산 대비 정말 만족할 만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았는가? 에 대한 부분도 개개인적으로 천차만별일 것이다. 우리의 교육의 경우, 외부에 있는 강사를 초빙하여서 진행하다 보니 우리 협회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경우는 그 실효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사업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혹은 기초적인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교육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오늘 이 늦은 새벽에 계획안을 작성하고 이 감정과 열정을 식히지 않기 위해 글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건 일을 하면서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새로운 만남을 기대할 수 있고,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가 결국 내 삶의 경험으로 주어질 것이고, 그 경험을 토대로 난 보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함께 24시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젊은 대학생들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조력자로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때 가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이들과 함께 사회복지 현장에서 보다 멋진 선배로 보여 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