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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Apr 20. 2022

새벽 2시에 글을 쓰는 사회복지사

내일보다 중요한 오늘의 감정과 생각들에 대한 마무리 인사

신촌에 위치한 24시 스터디 카페다. 종종 이용하지 않을까 싶다.

화요일 저녁 8시 20분에 진행하는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난 학교 근처에 위치한 24시간 스터디 카페에 왔다. 이번 주 목요일에 발표할 우리 부서의 향후 교육 영상 기획(안)을 작성하기 위해서다. 저녁 10시 30분이 넘어선 시간에도 24시 스터디 카페는 만석이었다. 아마 대학생들이 지금 중간고사 시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나이가 서른 중반이 다 돼가는 내 입장에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각자의 목표를 위해서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공부를 한다는 것이 너무 뿌듯했다. 마치 예전에 대학교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그때의 낭만보다 중요한 것이 지금의 먹고살 궁리이다. 2021년도 하반기 장애인 고용장려금을 장애인공단에 신청하고 조금이나마 우리 부서의 여유가 찾아왔다. 물론 야근을 안 하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는 시기 정도이지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작년부터 기획행정부 부장님과 함께 고민했던 것이 있다. 바로 협회 산하 조직과 시설 직원들을 위한 '영상 교육'이다. 사실 이전 부서에 있을 당시부터 계속해서 이 영상 교육에 대한 의견을 이야기했지만, 그때마다 여러 이유로 실행에 옮길 수 없었다. 


하지만 부서를 옮기고 이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 현재 기획행정부 부장님은 한번 실행에 옮겨보자는 이야기를 하셨고, 그에 따른 준비를 토대로 여러 프로세스를 함께 고민하면서 올 하반기부터 영상 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그 계획을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안)을 오늘 이 자리에서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영상 교육을 실행에 옮기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 배경에 출발이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 환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상황적으로 판이 깔렸으니, 이 판을 어떻게 계획하고 짜 나갈지는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코로나19 이전에도 몇 번 영상 교육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조직 관리나 목적사업에 투입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명목으로 대면으로 교육을 진행하였다. 지회장 직무교육, 조직 역량강화 집체 교육, 편의증진센터 권역별 보수교육, 경영자 연수, 중간관리자 교육 등 시기별로 항상 하는 교육을 진행해 왔다. 


이 교육에 대한 실효성 여부는 내가 따질 수 없다. 하지만 전국 17개 시도협회, 230개 지회, 66개의 시설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 협회에서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 이 한계 중 하나가 모두가 다 받을 수 있는 교육 환경이 아니란 것이다. 전국 각지에 있는 종사자들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한꺼번에 참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참가비, 교통비, 식음료비 등에 들어가는 예산 대비 정말 만족할 만한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았는가? 에 대한 부분도 개개인적으로 천차만별일 것이다. 우리의 교육의 경우, 외부에 있는 강사를 초빙하여서 진행하다 보니 우리 협회의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경우는 그 실효성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사업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혹은 기초적인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교육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왔다. 그리고 그 생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오늘 이 늦은 새벽에 계획안을 작성하고 이 감정과 열정을 식히지 않기 위해 글을 작성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한건 일을 하면서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일을 함으로써 새로운 만남을 기대할 수 있고,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과정과 결과가 결국 내 삶의 경험으로 주어질 것이고, 그 경험을 토대로 난 보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함께 24시 스터디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젊은 대학생들이 앞으로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조력자로 함께 할 수도 있다. 그때 가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이들과 함께 사회복지 현장에서 보다 멋진 선배로 보여 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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