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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Apr 26. 2022

불편하지만 사는데 지장 없습니다.

브런치 작가 '백순심' 이자 장애인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

장애인 당사자 이기전에 여자이자, 엄마이자, 사회복지사로 살아가는 그녀의 삶을 응원한다.


브런치에 '장애인', '사회복지', '장애인복지'와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다 보면 여러 작가의 글을 읽을 수 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 하는 사회복지사부터 시작해서 사회복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브런치 곳곳에 담겨 있다. 그중 내가 탈시설에 관련된 글을 읽고 무릎을 탁! 친 작가가 있었으니 바로 브런치 작가 '백순심'이다.


https://brunch.co.kr/@s9980064/29


우리나라의 탈시설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실제 장애인 당사자로 살아가고, 장애인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의 입장에서 글을 작성한 부분이 나에겐 큰 공감을 샀다. 그러면서 이분의 삶에 대해 쓴 책이 있다고 하여 그날 바로 구매를 하고 주말 간 책을 보았다. 


한 사람의 인생을 에세이로 읽는다는 것은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다. 나는 이분을 한 번도 본 적 없고, 얘기해 본 적 없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에서 사회복지사라는 그 유대감 하나로 마치 예전부터 알고 지낸듯한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실제 장애인 당사자로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어려움, 기쁨과 같은 감정에 대해 가감 없이 솔직히 자신의 이야기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 장애인 당사자를 채용하는 과정이나 고용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할 때 이러한 직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여러 가지 방향성을 제안하고 모색할 수 있다. 


사실 솔직히 얘기하자면 내가 항상 매일 마주하는 장애인 당사자는 우리 협회 회장님부터 시작하여 임원분들을 마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분들의 지난날에 대한 삶을 알아간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다. 개인적인 삶에 대한 흔적을 듣기보단 지난날에 협회에서의 무용담(?)을 듣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장애인 당사자 단체에서 일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들어 보기란 쉽지 않다. 제도와 정책과 관련된 과격한 이야기를 듣거나,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그들의 삶을 극단적으로 바라보기엔 아직 내 안에서의 장애수용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폭이 넓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는 아주 평범한 여성으로서, 장애인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로서, 아내로서, 쌍둥이 엄마로서의 삶을 들을 수 있었다. 이분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과격한 시위나 집회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삶을 차분하게 생애 주기에 맞춰 남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 가운데 장애인 당사자로서 조금은 특별한 경험들을 통해서 나에겐 크나큰 감동과 생각을 선물해 주었다. 특히나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나에겐 앞으로 내가 꾸릴 가정의 모습이 이러했으면 좋겠단 생각까지 갖게 되었다.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장애인 단체의 서울시 지하철 시위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정치권과 사회 뉴스에서 끊임없이 화제가 되고 있다. 물론 이런 모습도 장애인 당사자의 삶 중에 하나다. 하지만 지금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은 그저 나와 함께 똑같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는 삶 속에서 조금 특별하게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 분들의 모습이 궁금할 뿐이다.


혹시나 장애인 복지 현장에서 있는 사회복지사라면 한번 꼭 읽어 봤으면 한다. 대단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 않다는 것은 이 글을 쓴 백순심 작가도 알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주는 큰 감동이 얼마나 클지에 대한 부분은 백순심 작가는 모를 것이다. 


마치 화려한 스킬을 구사하는 고음과 샤우팅의 경합 속에서 차분하게 다가오는 저음이 들려주는 감동 같은 글이라 난 자부한다. 오래간만에 좋은 글을 읽고, 이렇게 글을 행복하게 쓸 수 있게 된 '백순심'작가에게 고마울 뿐이다. 


서로 다른 위치에서 지역 내 장애인 복지현장에서 일하면서 서로에게 응원하는 좋은 동역자로 함께 성장하고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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