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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May 01. 2022

키워드를 가진 사회복지사

사회복지사라도 직장 내에서 자신의 '키워드'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비대면 회의를 위한 노트북 설치와 네트워크 환경을 구축하는 일 또한 내 일이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한 문과생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공계(?) 쪽의 영역은 어쩔 수 없이 취약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공계 영역이라고 말하기 모호하지만 문과생이 두려워하는 영역임에는 틀림없는 업무 영역이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윈도우,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한글, 어도비와 같은 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업무용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영세한 사업장의 경우, 이런 프로그램을 모든 직원들의 PC에 정품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에, 어둠의 경로(?)를 활용하여 프로그램을 설치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것이 사실 구글링을 통해서라면 누구라도 찾아보고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 설치를 해본 사람이라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딜 가나 한 명쯤은 컴퓨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지만 마치 전산팀(?)의 일원처럼 일하고 있는 사람이 각 사업장마다 있단 뜻이다.


문제는 이 사람이 떠나게 되면, 이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전무하다. 왜냐면 업무 분장에서 전산이란 업무나 컴퓨터와 관련된 업무가 직접 배치받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운영팀, 기획팀, 행정팀, 총무팀 같은 곳이 업무를 맡기 때문에 다른 고유 사업을 하고 있는 팀이 이런 전산 업무를 할 일이 거의 없거나 정&부를 나누어서 업무 분장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상 업무 매뉴얼 제작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이다.

특히나 코로나19로 인해서 비대면 업무 환경을 마주한 상황에서 이런 업무(?)를 하던 사람이 이런 시스템과 환경을 구축하는 일들을 이어가서 맡았을 가능성이 크다. 나 역시도 사실 이전에 사회복지를 하기 전에 온라인 마케팅을 했을 당시 비디오 커머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영상 촬영 및 편집 그리고 후보정까지 공부를 했던 경험이 있다. 


실제로 내가 아는 지인의 결혼식 당일의 스케치 영상을 직접 촬영하고 편집하고 후보정까지 한 영상으로 주변에 있는 분이 자신의 결혼식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이 왔던 적이 있다. 이런 과거의 경력을 알고 있었는지 몰랐는지 본의 아니게 이공계(?) 영역에 있어서 나는 이제 우리 사무실에서 비대면 회의와 여러 전산 업무, 각종 컴퓨터와 관련된 업무를 도맡아서 하고 있다. 


만약 사무실 내에서 컴퓨터가 고장 났다? 각종 프로그램이 안 돌아간다? 비대면 회의를 준비한다? 나스 서버가 연결이 안 된다? 포토샵을 설치해야 한다? 영상 촬영을 해야 한다? 거기다가 편집까지 해야 한다? 음... 그렇다 내가 다 한다. 결국 난 사회복지사이면서 이런 각종 사업장에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대체자를 찾을 수 있지만 원스톱(ONE-STOP)으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현재 우리 사무실에서는 내가 전무하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런 사회복지사를 '키워드'를 지닌 사회복지사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의료사회복지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노인복지사회복지사와 같은 사회복지 영역을 초월하고 벗어난 사회복지사의 새로운 출현 말이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런 업무에 투입되게 되면, 내가 하는 업무에 경중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소요되는 시간 또한 감 잡을 수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일에 대한 속도와 업무 처리에 대한 방법을 다양하게 스스로 고민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일은 앞서 말했듯이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 있는 일이 아니다. 모두들 기피하거나 하고 싶어 하지 않은 일일 수 있다. 이런 일을 먼저 직접 나서서 한다면, 조직 내에서도 나름 인정받을 수 있는 입장에 설 수 있다. 

직장뿐만 아니라, 대학원에서 진행한 각종 행사에서 영상 촬영 및 중계방송을 진행했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자신이 하는 고유 사업이나 업무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관심을 토대로 내가 이 사업이 종료가 되거나 이직을 해야 되는 순간이 오게 되었을 때 난 어떤 키워드를 가진 사회복지사일까? 하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단 뜻이다. 


내가 세운 전략적인 방법은 일단 운영팀으로서 일을 하게 된다면,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운영 및 관리 프로세스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런 업무분장 이외의 업무를 할 줄 안다면 경쟁구도에 있는 다른 사회복지사와의 차별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직장 내에서 난 어떤 '키워드'를 가진 사람일까? 에 대한 고민은 입사할 때부터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요즘 대학교 1학년이 자신이 어떤 회사를 취업할지를 미리 고민하면서 대학교 4년의 시기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누군가 일을 가르쳐 주거나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보거나, 그 문제에 평소에 관심을 가지어야 이런 일을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나 몰라라 하다가 오히려 자신의 업무 영역에만 빠져서 다른 것을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렇게 되기보다는 자신은 어떤 키워드와 수식어를 가지게 될 사람인지를 미리 설정하고 전략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지금 이 시대에 많은 조직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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