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사회복지사? 정말 난 이 직업을 하고 싶은 걸까? 에 대한 질
아침 8시 30분쯤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늘 하루 해야 일들에 대해서 정리한다. 매일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9시간을 사회복지사로 살아간다. 어느덧 장애인 단체에서 일한 지 만 3년이 되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하는데, 난 과연 풍월을 읊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굳이 내가 풍월을 읊을 필요가 있을까? 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한다.
카톡 채널을 만들어 브런치와 연동을 시켰다. 그리고 프로필을 바꿨다. '사회복지사 방준호' 채널을 검색해주세요!라는 이미지로 말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살아온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사회복지사로 직업을 선택했다는 점에 대해서 상당히 놀랠 것이다. 왜냐면 나만큼 호전적이고 불 같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논쟁을 좋아하고,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해결하려는 의지가 뚜렷한 사람이다. 문제를 인식하고 지식인 인척 하기보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투쟁가다운 모습이 나에게 더 잘 어울린다.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사회복지사라는 이미지는 정말 맞지 않는다.
대학원에서 들었던 사회복지개론 과목에서 '사회복지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비전공자나 사회복지현장에서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얘기해주는 표현은 '착하고, 선한 일을 하는 좋은 사람' 정도였다. 그래서 난 사회복지사를 향한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에 대해서 사실 좋아하지 않는다.
난 항상 사회복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 항상 씩씩 거리면서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내뿜는다. 왜냐면 사회 복지 현장에 대한 정책과 서비스에 대해서 여전히 행정적인 절차 안에서 밖에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비영리를 추구하는 사회복지의 분위기와 분배와 나눔이라는 이타적인 마음으로 누구나 누려야 할 행복할 방법이 아닌, 누구나 불행해지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가 씩씩 거리며 화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느새 난 또 유별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나만 불 같은 사람이 되어서 주변을 태우고 있는 거 같다. 차라리 이 열정과 에너지를 영리를 추구하는 일반 기업이나 아예 영업직을 하면 오히려 더 잘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이전까지 내가 여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영업을 했을 때 성과가 제일 좋기도 하였다. 대학교 시절 텔레마케팅을 할 때, 별도로 인센을 주면서 인턴 팀장을 해보라고 제의까지 왔으니 말이다.
난 정말 사회복지사를 하고 싶은 걸까? 안정적으로 직장인으로서 사회복지사를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내가 이곳에서 내 소명과 뜻이 있기에 직업인으로 사회복지사를 선택한 것인지 요즘 참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내 브런치 글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키워드가 바로 '슈퍼비전'이다.
사회복지사에게 누군가 혹은 자신 스스로 '슈퍼비전'을 찾거나 발견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설령 찾았다고 하더라도 현재 처해진 업무 환경에서 그 뜻을 이룰 수 있을까? 에 대한 현실적 고민과 타협도 필요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과감해지고 용감해져야 한다. 더욱이 자신을 믿고, 마음을 정했다면 밀고 나가야 된다.
난 그래서 마음을 정했고, 밀고 나가기로 하였다. 올해 안으로 나는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토대로 강의안을 만들어 교육을 하는 교육 플래너가 되기로 말이다. 아는 것이 많다고 하여 강의를 하는 것이 아니다. 내 열정을 쏟아붓고,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일은 강의다.
현재 우리 협회는 교육부서가 따로 있지 않다. 우리 부서 안에 작은 TF팀처럼 교육을 전담으로 하는 일을 맡아서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공부하고 강의안을 만들고 교육 영상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을 불태운다면,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서 사회복지사로 내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슈퍼비전'에 사뭇 다가가지 않을까 싶다.
난 내가 잘하는 것을 하고 싶다. 남들 앞에서 내가 갖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마음껏 나누고, 공유하고 도움이 되어 주고 싶다. 누군가 말한다. 어찌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고 살 수 있느냐고 말이다. 맞는 말이다.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을 이루면서 살아갈 순 없다. 그렇기 위해서 버려야 할 기회비용 정도는 알고 있다.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선언 조차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기회는 준비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 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이렇게 스스로 선언하고 마음을 잡음으로 또 한 번 스스로 불러온 재앙을 맞이하려 한다. 올해 안으로 모든 승부를 볼 것이다. 또 한 번의 도전을 통해 성장하길 바란다. 그러면서 사회복지사라는 업에 대해서 진정성과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