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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Jul 24. 2022

법인 종합감사를 가다.(장애인복지관을 중심으로)

아는 만큼 보이는 종합 감사의 재밌는 세계

법인 감사반을 위해 기관에서 준비해 놓은 감사실 모습

사회복지 시설의 경우, 3년마다 시설평가를 받는다. 또한 지자체로부터 재수탁 심사 여부를 받기도 한다. 이런 과정 속에서 시설의 평가지표로 들어가는 것이 바로 수탁법인의 감사 여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중앙회도 수탁시설의 법인 감사를 원칙적으로는 1년에 한 번씩 가야 한다. 하지만 지난 20년 이후 코로나로 인하여 기관 방문이 어려워 정말 부득이한 곳만 최소한의 인원과 방역지침에 따라 감사를 갔다. 


나의 경우 2019년도 6주 동안 종합감사를 다닌 이후로 매년 짧게는 2-3일, 길게는 1,2주 정도 감사반원으로 법인 감사를 다닌다. 이전에는 주로 조직지원부에 있다 보니 협회와 지회 감사를 다녔다. 그러다 보니 이번 시설 감사는 굉장히 오래간만에 간 것이기에, 나에게는 또 다른 경험치를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 가지 고무적인 것은 내가 이제는 회계 쪽을 아주 조금이나마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복무와 운영위원회 구성, 회원 규정에 관한 우리 협회 정관 제규정에 대한 부분을 토대로 감사 범위를 확인했다. 21년 8월 이후 기획행정부로 오게 되면서, 회계 업무, 인사업무 등에 대해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내가 볼 수 있는 감사 범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번 감사 기간 내내 스스로 뿌듯한 시간이었다. 


예전에는 현금출납부, 총계정 원장, 세입, 세출, 예산, 결산, 계정과목, 관-항-목, 이런 이야기들이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실제 내 업무 안에서 마주할 일이 없기 때문에 나에게는 생소한 단어였다. 하지만 지금은 직접 기안과 지출결의서를 작성하고 사업비 지출도 하다 보니 이런 용어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았다. 


시설의 운영팀이 하는 업무를 중앙 법인에서는 기획행정부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운영팀과 얘기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내가 질문할 수 있는 것들도 다양해졌다. 물론 아직은 주로 질문하는 입장이지만 전국의 다양한 시설 운영에 관한 정보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운영팀을 알려 줄 수 있는 전문가로서 성장하고 싶은 것이 목표이다. 


이 많은 서류들을 하루 만에 보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정해진 시간 안에 감사를 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1년에 한 번씩 법인 감사를 오기 때문에 감사 범위는 회계 연도를 기준으로 할 수 도 있고, 지난 감사 이후에 감사 범위로 설정할 수 도 있다. 일반적으로 감사반은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3명이서 각자의 역할 분담을 하여서 해당 부분을 검토한다. 내가 이번 감사 기간 동안 맡은 부분은 주로 법인전입금과 회계 증빙 서류에 대한 미흡한 점을 검토하는 것이다. 


사실 시설의 회계 증빙에 대한 부분은 정말 행정 착오나 실수가 아닌 이상은 문제가 될 부분이 없다. 법인뿐만 아니라, 지자체에서도 감사를 오고, 기관의 운영 전체 예산에 따라서 외부 회계 감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회계 서류가 거의 완벽하다. 


기관의 운영은 대부분 보조금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나라 돈을 가지고 잘못 집행이 되거나 문제의 소지가 발생하게 된다면, 지역사회와 사회복지판에서의 받을 비판과 비난은 엄청나기 때문에 절대로 잘못된 방향으로 집행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 내부적으로 예산집행과 관련해서 그나마 덜 제약적인 예산 부분이 있다면 바로 법인전입금이다. 법인전입금은 법인이 기관의 운영을 위해서 일정 부분 지원해주는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법인에서 받은 예산을 우리 법인 감사반에서 해당 내용을 확인해야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해당 내용을 확인하고 검토하면서 기관에 있는 운영팀장님과 얘기를 하면서 법인 전입금의 사용 내역과 상황을 설명 들으면서 기관 운영에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야기해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 팀장님과 해당 내용을 들으면서도 참 한 기관을 운영하는 데에 필요한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알면서도 제한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머리를 짜내고 몸으로 움직이고 있는 지역 내 일선 사회 복지사분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법인 중앙회가 감사를 가게 되면 그 짧은 몇 시간 동안 운영규정과 각종 법률과 지침에 의해서 기관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좀 더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운영규정과 법률, 지침이 해당 기관에 꼭 맞는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규정과 지침을 잘 맞추고 있다가 또 법이 바뀌거나 지침이 바뀌면 그 한 줄로 인해서 기관의 전체적인 모습이 다 바뀌어야 되는 것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운 점에 대해서 법인 또한 감사를 하면서도 내부적인 기관의 사정과 상황을 아는 것이 또 다른 감사의 목표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러한 점을 서로 법인과 수탁기관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문제에 대한 해결을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3박 4일 동안 875km를 운전하면서 법인 감사를 다녀왔다.

법인 종합감사를 가면 기존의 중앙회 사무실이 아닌 새로운 시설과 기관을 방문하기 때문에 설렘이 항상 있다. 그리고 지역을 매번 바꾸면서 이동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고유한 정취와 분위기가 잘 느껴진다. 지역과 지역을 넘나들면서 바라보는 풍경과 모습도 매우 아름답다. 


법인 중앙회에서 감사를 시작으로 이 사회복지 일에 대한 관심도 많이 늘었던 기억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운전만 할 줄 알고 그저 귀동냥, 눈동냥으로 감사반장님과 시설 운영팀장님이 서류를 보는 것을 토대로 법을 알아가고, 지침을 알아가고, 규정을 알아가는 시기가 있었다. 


그때의 그 궁금함과 호기심이 지금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좋은 영양분이 되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감사의 묘미이다. 새로운 양식, 새로운 업무 프로그램, 새로운 사회복지사 담당자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나 역시도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난 생각한다. 


언젠가 나도 감사반장이 된다면, 함께 하는 감사반원들과 피감사기관의 사회복지사분들에게 어떤 걸 알려 줄 수 있을까? 좋은 감사반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그때가 언제 올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법, 규정, 지침을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그런 시기가 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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