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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Jan 25. 2023

꾹꾹 눌러준 허영심과 사치를 풀어주고 싶은 순간들

행복의 크기나 기쁨의 정도를 비용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인생을 불꽃축제처럼 화려하고 보는 것만으로 아름다워 보이게 살면 얼마나 좋을까?


보기만 해도 옆에 함께 하는 사람과 감동을 느끼고, 사랑이 꽃피우는 그런 순간을 인생에 빗대어 산다면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걸까?


SNS와 대중매체를 통해 자신이 혹은 어떤 집단과 공동체가 얼마나 멋지게 사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는 이제 현대인들에게선 제법 익숙한 편이다. 오히려 우린 그런 콘테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다. 


어차피 저들은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니깐 다름을 인정하기보단 나 스스로 지금의 내 삶을 합리화시키는 것에 가까울지 모른다.


허나 평범한 내 일상에도 저들처럼 때로는 화려한 순간을 맞이하고 싶고, 여의도 불꽃축제처럼 보기만 해도 감동이 넘치는 순간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들이 있다.


그럴 때면 조금이라도 꾹꾹 눌러온 허영심과 사치스러움을 조금씩 풀어주고 싶다. 한 순간이라도 저들과 같은 삶을 아주 잠깐 살아보고 싶다는 그런 마음들 말이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에 개인의 상황을 뛰어넘고, 분수에 맞지 않는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것을 허영심과 사치라 읽지만, 정작 그걸 쓰는 당사자는 인생에 한번 혹은 그동안 고생했던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쓸 수 있다.


몇천 원짜리 펜이나 스티커를 고를 때는 세상 진지하고 가격을 비교하면서 분석하지만, 스타벅스 출입증이 되어버린 애플사의 맥북 노트북을 사는 데 있어서는 주저 없이 결제하는 이 시대가 잘못된 것인지 개인이 선택하는 소비의 가치 기준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그저 한순간이라도 행복해지고 싶은 방법이 자본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말 한마디로도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인간의 행복이다.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돈을 열심히 벌어서 자본을 통해 얻는 방법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정과 사랑을 주어 얻는 방법에 대한 차이 정도로 생각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물을 때 '그랜져'로 대답한다.라는 몇 년 전 CF광고를 본 적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 그렌져 차량 하나만으로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란 뜻이다. 물론 그 차량을 구매하기 위한 할부값, 차량을 유지하기 위한 유지비등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우리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보이는 그렌져 차량으로 그 차량을 소유한 사람의 요즘을 느낄 뿐이다. 


요즘 나에게 누군가 어떻게 지내?라고 물어볼 때 저 '그렌져' 같은 것들이 필요한 순간들이 찾아오는 시기가 되었다. 그동안 내가 멀리 해왔던 허영심과 비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되는 순간들을 스스로 받아 드려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기한이 한정적이고 풀어낼 수 있는 주머니 사정 또한 제한적인 건 변함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이런 순간을 맞이함에도 맞바꿀 수 없는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하루동안 신데렐라가 공주가 되는 동화 속 상상이나, 영화 속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어른의 욕심을 비용으로 대신 표현하는 것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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