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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Oct 30. 2023

휴가를 내면서 공부하는 사회복지사

공부할 시간이 없어 휴가를 써서 공부합니다.

지난 5년간 장애인단체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금요일, 월요일을 연속으로 휴가를 써본 적이 없다.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휴가를 쓰는데 눈치를 주는 곳이 있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분명 말하지만 우리 회사는 눈치를 주지 않는다. 다만 내가 눈치를 챙겨서 행동할 뿐이다. (그게 눈치 준단 말인가?) 


하지만 이번만큼은 덜 눈치를 챙겼다. 내 개인의 휴식이나 여가를 즐기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금-토요일은 각 3시간씩 6시간 강의를 한국사회복지사협회에서 들었다. 사회복지사에게 논리적 연구는 무엇인가? 에 대한 주제로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유태균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다. 월요일은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주최하는 장애인을 위한 앱개발 해커톤 대회 시민심사위원으로 참석한다. 장애인복지 영역에 앱을 통해 실질적이고 상용화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가를 알기 위해 참석했다. 


이런 교육 참여와 대외활동을 통해서 나는 우리 협회의 내부 자원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한다. 새로운 가치관과 개념을 맞이하는 것이 때론 저항적이다. 하지만 그 저항은 마치 우리 몸의 바이러스를 조금 투어 하여 면역력을 높이는 일과 같다. 내부의 안정적인 일과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개인적인 삶에 있어서도 도움이 된다. 


특히나 사회복지사는 매일 맞이하는 일들의 연속이 자신을 지치게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 대부분 잠시 일에서 벗어나 휴가를 통해 여행을 가거나 하루를 온전히 쉰다. 나는 아직까진 이런 시간을 새로운 것들을 알아가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앞서 얘기한 연속적이고 지친 일들을 해결할 것들을 찾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특히나 이번 한사협에서 주관한 강의를 통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사회복지사로서 연구적 가치관은 무엇인가? 사회과학이란 무엇인가? 왜 많은 문헌과 자료를 봐야 하는가? 문제나무분석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 인식-인식 사이에 행동을 집어넣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부분들이 내 실무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단 생각을 했다. 


금, 토요일 6시간 수업에 참석한 사람은 8명 남짓 했다. 이 8명은 사회복지영역에서 실무자로 일하고 있다. 각자 자신의 기관과 일터에서 이 강의를 통해서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 것인가 서로 많은 것을 토론하였다. 교수님의 수업 또한 토론과 문제 해결에 대한 실제사례 혹은 문헌을 통해서 해결해 가는 시간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이 6시간이 너무 만족스러웠고, 이런 교육이 있다면 언제든지 휴가를 다시 내서라도 듣고 싶다. 

앞으로 몇 시간 뒤면 한국장애인재단에서 주최하는 장애인 앱 개발 해커톤 대회도 참석한다. 또 나에게 어떤 인사이트를 줄지 너무나 기대되고 궁금하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현장의 사회복지사라면 평소 대표메일을 꼼꼼히 한번 봐라. 그저 내 사업이 아니라고 사업팀 메일만 볼 것이 아니다. 대표메일로 오는 여러 정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는 것도 기관 입장에선 좋아하지 않을 수 있지만 평소 이런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다.


내 담당 업무가 아니지만 평소 관심 있던 다른 분야라고 한다면, 언제든지 시간을 내어서 참석해 보길 바란다. 그것이 휴가를 사용할지라도 말이다. 이런 강의나 교육시간은 대부분 시간적 여유가 있는 관리자들이 많이 온다. 실무자들은 그 시간에 자신이 담당하는 일을 해야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몇 시간을 하지 않는다고 큰일이 날 사회복지영역은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내어야 한다. 휴가를 써야 한다. 그만큼 얻어지는 것이 분명히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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