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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Oct 30. 2023

2023년 장애인 분야 해커톤 대회를 다녀오다

장애인 복지와 앱 기술의 만남 그리고 장애인 복지를 상상해 본다. 

한국장애인재단이 주관한 '2023년 장애인 분야 해커톤 대회'를 시민평가단으로 다녀왔다. 평소 장애인 당사자 단체 사회복지사로서 정보통신기술이 장애인복지 분야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을 했다. K직장인으로서 당당히 월요일 연차를 쓰고 다녀온 만큼 이 시간을 장애인 복지 분야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얻을 수 있길 바랬다.  


이번 장애인 분야 해커톤 대회는 3회째를 맞이한다. 1,2회는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진행했다면, 이번 3회 때부턴 실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앱을 선보이는 첫 번째 대회였다. 5월, 6월 200개의 개발 제안서를 받아 합격한 8개의 팀은 3개월간의 사회복지 분야와 개발 분야의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 자신들의 앱을 선보였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대회는 5시 30분까지 7개 팀이 각자 자신들의 앱을 소개하고 심사위원의 피드백을 받았다. 나는 처음으로 사회복지 분야에서 앱개발을 하는 팀을 만나 보았다. 예전에 이런 앱 개발 콘덴스트를 나가려는 대학생에게 자문을 구해준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그 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는 실제 장애인들을 위해 자신들의 기술을 실제로 앱으로 시연하는 자리였다. 


오늘 발표한 7개 팀 중 시각장애 3팀, 발달장애 2팀, 청각장애 1팀, 언어장애 1팀으로 장애유형 15개 중 4개 유형에 대한 앱을 소개하였다. 보다 다양한 장애유형의 앱을 개발하면 좋았겠지만, 실질적으로 핸드폰 단말기만으로 효과성을 낼 수 있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단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시각 장애의 앱 개발이 많은 개발팀이 관심 있어했다. 


시각 장애의 경우 핸드폰 카메라를 통해 앞에 있는 대상에 대한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장애물에 대한 위험감지를 알려주었다. 마치 테슬라 자동차의 자율주행운전 기술 같아 보였다. 예전 스타트업이란 드라마에서 나온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술을 선보인 것이 드라마 속 일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해커톤 대회를 통해 장애인 단체에 일하면서 처음 알게 된 단어들이 너무 많았다. 발달장애나 인지장애를 갖고 있어 자신의 표현을 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필요한 AAC라는 개념도 알게 되었다. 자신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을 그림이나 단어, 문장을 선택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이 기술을 2팀이 적용했는데 한 팀은 이용자가 가장 원하는 최적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딥러닝 기술을 접목시켰고, 다른 팀은 아이트래킹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표현을 눈을 통해 표현하였다. 두 팀 모두 언어를 통해서 표현하기 어려운 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기술을 선보였다. 이미 해외에서는 장애인 보장구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거나 비용이 나가지만 자녀를 위해서 구입하는 부모들이 있다고 한다. 이런 비용 측면을 핸드폰을 통해서 언제 어디서든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여러 팀 중에서 1등을 한 팀은 언어장애를 갖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언어훈련 앱이었다. 언어 장애가 있는 어린아이들이 게임을 하듯 단어를 따라 하고 노래를 부르는 방법이다. 단어를 잘 따라 하고 노래를 잘 부르면 경험치를 얻게 되는데, 이를 토대로 자신이 키우는 캐릭터의 레벨을 높일 수 있다. 이 또한 동기부여 측면에서 학습 효과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단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나 역시 이 팀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다른 팀도 각자 자신들이 생각한 장애에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앱을 잘 만들었다. 그렇게 7팀의 발표와 심사위원들의 피드백을 통해서 최종 1등, 2등, 3등이 선정되었다. 4시간 정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던 자리였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이런 기술 영역이 어디까지 들어올 수 있을까? 이 젊은 사람들이 이 기술을 과연 앞으로 어떻게 사회에 적용시킬 수 있을까? 기술뿐만 아니라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 가족, 사회복지사, 지자체등 여러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텐데 과연 가능할까? 사회복지사로서 이런 기술을 배우고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였다. 


동시에 아쉬움도 있었다. 앞서 말한 대로 우리나라는 15가지 장애유형이 있다. 보다 더 많은 장애유형의 앱이 개발되었으면 한다. 이번 한국장애인재단이 주관하여 앱개발을 시작하였다면, 다음에는 장애유형 별 장애인 단체나 기관과 콜라보를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사업을 하는 것도 좋을 거 같단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연구 개발을 멈추지 않게 다른 자원을 연계해 주는 것을 지속적으로 발굴했으면 한다. 


현장엔 젊은 대학생과 청년들이 가득했다. 실제 후천적 장애로 인해서 고령의 장애인들이 많다. 기술은 젊은이들이 구사할 수 있지만, 해당 기술을 적응시키고 사용화 시키는 것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 들어 버스나 기차를 예약할 때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이 차를 놓쳐서 오랜 시간을 터미널이나 역에서 서성이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이런 키오스크 보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들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말이다. 


그럼에도 분명 이런 기술을 통해서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발표 내용 중 기억이 남는 말이 있다. 사용하는 사람은 작을 수 있지만, 그 문제는 크기 때문에 저희는 이 앱을 개발했다고 말이다. 나 또한 2024년 방송통신대학교에 컴퓨터과학과 진학을 준비 중이다. 몇 년 뒤에는 나도 이 해커톤 대회 앱개발자로 참석해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분명 어려울 것 같긴 하다... 오늘 기술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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