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나는 광화문으로 가는 빨간 버스를 탄다. 버스를 타고 가며 익숙하게 보는 많은 풍경들, 그리고 함께 바삐 움직이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현재는 버스가 입석 금지이기에, 사람들은 타야 하는 버스가 오면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버스 잔여석 ‘0’이 되기 전 올라타려고 눈치싸움을 한다. 한 번씩 내가 서 있는 줄에 버스가 정차하지 않고 더 앞이나 뒤에 정차했을 때, 나보다 뒤에 있던 사람이 달려가 타버리면 그렇게 허무할 수 없다. 또, 내가 올라타고 나서 잔여석이 ‘0’이 되었을 때, 버스 기사님이 뒤 사람에게 "자리 없습니다" 외치시면, ‘오늘도 겨우 탔다’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버스를 타고 간다는 것은 여러모로 힘들다. 여름에는 그나마 더위를 피해 에어컨을 틀어주는 버스가 고마울 때도 있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에 히터를 틀다 보니 따뜻한 것보다는 공기가 무척이나 답답하다. 종종 어지러울 때도 있다. 두껍게 입고 히터를 빵빵하게 틀어주는 버스에 앉아 가다 보면 나는 어느새 머리를 헤드뱅잉한 채 졸며 버스에 실려가고 있다.
졸면서 광화문으로 실려 가고 있는 내 모습
광화문입니다!! 내리실 분!
그런데 참 신기한 게 아무리 졸아도 내려야 할 정류장 전엔 항상 눈이 떠진다. 안 조는 날이 하루도 없지만, 정류장을 지나친 적은 없다. 광화문에 도착해서 버스 문이 열릴 때 꺤 적도 있지만, 용케 항상 정류장에 맞춰 내렸다. 종종 고마우신 버스 기사님은 “광화문입니다!!!”하고 크게 외쳐 주신다. 워낙 내리는 사람이 많으니, 나처럼 졸다 화들짝 놀란 승객들이 서둘러 광화문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갈 때 그제야 졸음이 가시고 주변을 바라보게 된다. 내리자마자 보이는 광화문 광장과 그 앞으로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나도 회사로 걸어가는 길이 즐겁진 않지만, 뭐 모두들 비슷한 무표정한 얼굴로 지나가고 있다.
회사로 향하는 걸음을 조금이나마 기운 내게 해 보고자 요새는 지나가는 길에 있는 작은 매점에서 로또를 산다. 나는 오로지 노력으로 살아왔지, 이런 운은 정말 없다고 믿었기에 로또를 사본 적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제는 이런 소소한 재미와 기대라도 안고 있으려 일주일에 한 번 로또를 사서 가방에 소중이 넣어놓는다. 예쁘게 접혀 있는 로또 종이만 있는데도 뭔가 마음이 든든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일부로 아주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걷다 보면 회사로 걸어가기 싫어하는 내 발걸음이 강한 리듬에 끌려 어찌어찌 잘 가게 된다.
회사에 가는 발걸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게 할 수 있는 게 뭘까..?오늘도 결론 없는 생각을 하며 종종걸음으로 회사를 향해 걸어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