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맴도는 그 말
중꺾그마: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의 줄임말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단어
요 며칠 주문을 외우 듯 머릿속에 무수히 떠오르는 말.
‘중꺽그마… 중꺾그마…’
일을 하다 보면 실수하는 날도 있고, 몸이 힘든 날도, 화가 나는 날도 있다.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잘 안 되는 날이 있다.
매장으로 들어오다가 뒤에 있던 친구가 불러 나가 버리는 고객, 전화 통화하러 나갔다가 골라둔 주얼리를 깜빡 잊고 가버린 고객, 할인된 가격에 더 할인되냐고 묻는 고객, 이것저것 다 착용해 보고 고르다 가버리는 고객. 왜 이 가격이냐고 따져 묻는 고객…
이런 모든 상황이 하루에 다 벌어지는 날도 있다. 이런 게 '운 없는 날'일까? 그렇잖아도 처져있던 어깨가 한껏 더 밑으로 가라앉는다.
그러면 잠시 숨을 고르며 되뇐다.
‘중꺽그마… 중꺾그마…’
중꺾포마: 중간에 꺾이면 포기하는 마음의 줄임말로 내가 만들어낸 단어
어느 순간부터 ‘버티다 보면 성공한다.’, ‘버틴 사람이 제일 대단한 사람.’ 등의 문장이 자주 눈에 띈다. 맞는 말이다. 끈기와 근성을 가진 것은 아주 큰 장점이다.
하던 일을 포기하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적응과정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남들보다 시간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끈기와 근성 없이는 이쪽, 저쪽으로 휩쓸리며 시간을 소비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득,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빠른 포기도 현명한 것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버텨야 하는 것일까? 버티기만 하면 누구나 성공한다는 게 맞는 말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꼭 중간에 포기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
하던 일이 내 목표와 방향이 틀어질 경우, 포기할 것은 얼른 포기하고 바른 방향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맞는데 ‘하기 싫다.' , '힘들다.’, ‘저 사람과 나는 안 맞다.’ 등의 이유로 포기하면 안 된다.
목표를 향해 한 발자국씩 나아가야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다. 다양한 장애물을 만날지라도 넘어가면서 나아가는 게 결국은 버틴 것이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킬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먼저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내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 하는지, 포기하고 다른 일을 찾아야 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감성적이거나 내가 나를 합리화시키면 안 된다. 현실적이고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고 판단해야 한다.
내 목표를 위한 경력과 배움, 경제적인 상황, 효율성 등을 따져봤을 때 나는 지금 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났다. 가는 길이 직선코스도 아니고, 평탄한 길도 아닐지라도 지금은 계속 걸어가야 한다. 혹여나 목표를 위한 더 빠른 길이나 좋은 기회를 만난다면 나는 언제든지 이 자리를 내려놓고 다른 길을 선택할 준비가 돼있다. 지금의 것들을 계속 가져가는 용기, 지금의 것들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
그 용기를 마음 한편에 담아두고, 나는 오늘도 되새겨본다.
중꺾그마… 중꺾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