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재미있는 삶
‘중년 워홀‘이 없는 이유!
첫째, 영어를 비롯한 습득 속도가 20대보다 느리다.
둘째,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체력이 금방 떨어진다.
셋째, 몸에 익숙한 자국 문화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해외로 느지막이 나온 나는 다양한 이유로 외국인‘노동자’가 되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외국인 노동자가 되고 나서도 적응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어릴 때 워홀을 경험했다면 지금보다 취업과 영어의 벽이 더 낮아졌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맞다. 이것은 누가 뭐라 해도 팩트다. 지금보다 어떠한 면에서든 장벽이 훨씬 낮아졌을 거다.
그렇다면 지금(40대)은?!
왜 워홀 나이 제한에서 걸리는 거야?!
지금도 새로운 인생에 도전해 볼 수 있잖아?!
외국인노동자로써 이 세 가지 이유에 대한 현실을 파악해 봤다.
첫째, 영어를 비롯한 습득 속도가 20대보다 느리다?!
-> 영어의 습득 속도는 느릴 수는 있다. 하지만 업무에 따른 습득 속도는 빠르다.
나는 이곳에서 자란 친구들에 비해 영어 발음이 완벽하지 않다. 아무리 영어 영상을 보며 따라 해 봐도 똑같은 발음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세일즈 어시스턴트 일을 못하는 것은 아니다. 발음 때문에 문제 되는 일은 거의 없고, 혹시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단어로 대체해서 표현하면 된다. 인도, 중국, 호주 등 나라마다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업무 습득에 있어서는 같은 한국인이어도 신입사원이라면 하나부터 열까지 알려줘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중년(=경력자)’는 다양한 실무와 업무 경험을 통해 습득 능력이 빠르거니와 눈치는 물론 문제 해결 능력도 높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국에서 회사 다닐 때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가 일상 업무 시간이었다. 12시간이 넘는 시간을 매일 근무했으니 업무 효율이 얼마나 높았을지 표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렇게 지냈던 일들을 바탕이 되어 지금 이곳에서 매장 관리뿐 아니라 시스템과 컴퓨터 활용도 쉽게 다룰 수 있다. 심지어 8시간 근무라니, 이 정도면 조기퇴근 아닌가?
불현듯 '세상 어디를 가도 한국인들처럼 일하면 1등 할 수 있다.'라는 말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둘째, 꾸준히 운동하지 않으면 체력이 금방 떨어진다?!
-> 이 말은 누구에게나 정답이다.
내 경험 상 35세가 넘어가면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그때는 어린아이들을 케어하느라 내 몸 돌 볼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그러는 사이 근육이 빠지고, 뼈는 약해졌다. 내가 느끼기에도 체력이 안 따라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유산소도 중요하지만 근력 운동을 통해 단단한 몸과 정신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생각이 든 후로부터 10개월째, 나는 여전히 NTC 앱을 통해 꾸준히 근력 운동을 하고 있다. 다른 이유보다 체력 부족으로 원하는 삶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현재는 몸이 훨씬 가볍고, 체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으니 자신감과 생기가 돈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매장에서 오랜 시간 서 있으면 다리도 아팠지만 허리와 등 근육의 통증이 심했다.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는 지금은 저녁에 들어와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풀어주면 편하게 잠자리에 들 수 있다. 보통 근력운동, 요가를 번갈아가며 한다.
셋째, 몸에 익숙한 자국 문화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 새로운 문화에 호기심을 갖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몸에 익숙한 문화와 그에 따른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문화에 대해서는 "응? 왜?"라는 생각과 함께 거부감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바꾸면 그리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밝은 미소 뒤에 감춘 사람들의 진심이 무서울 때도 있었고, 털털하고 소탈한 마인드가 신기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고,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서 일을 하다 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나의 생각이 점차 바뀌고, 배울 점이 생긴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듯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섬세하고 다정한 성격을 닮고 싶다.
내가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년의 워킹홀리데이가 생기기를 바라는 이유'는 나이에 상관없이 다양한 경험을 추천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인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외국에서 한 달 살기', '외국에서 세 달 살기' 등이 유행하는지도 모르겠다. 나 혼자서, 때로는 가족이 모두 함께 삶의 다양함과 재미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서 '나'에 대해 더 알게 되고, 새로운 꿈이, 인생이 펼쳐질 수도 있다. '희생'이라는 단어만 어깨에 올리고 지내면 얼마나 지치겠는가, '+재미'가 있으면 인생이 더 수월하지 않을까? '40대', '50대' 나이와 상관없이 점점 더 새롭고, 재미있는 삶을 찾으며 즐겁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