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든 ‘자존감’이든 나는 멋진 외국인
자신의 가치
를 생각해 본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가족 구성원의 한 사람 ‘엄마’로써의 가치가 얼마나 큰 지는 생각해보지 않아도 언어에서, 표정에서, 행동에서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인 내 가치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느 날 문득, 내 사회적 가치는 어떤지, 어떻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나는 태생이 ‘진지하고, 열심히’인 사람인지라 어디를 가도 최선을 다하고, 인정받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어떤 것이 끝났을 때는 노력의 양만큼 후회 없이, 미련 없이 뒤돌아 나올 수 있지만 노력하는 동안은 너무 큰 에너지가 들어간다.
나와 가까운 지인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열심히 안 해도 돼."
열심히 안 하는 건 어떻게 하는 거야...?
나는 모르겠다.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어떻게 하는 게 열심히 안 하는 건지.
맡은 역할을 책임지고 잘하려 노력했을 뿐인데 '너무 열심히 하는 노력'이 나를 지치게 만들고 있었다.
며칠 전 발견한 유튭에서 연예인 키가 이런 말을 했다.
“하고 싶은 거 그냥 마음 가는 대로 다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너무 필요 이상으로 노력하지 마세요. 노력한다고 다 되나요? “
아이유는 “가끔 노력도 배신합니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뭐야. 나는 이제야 노력해도 안된다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나보다 어린 그들은 어떻게 안 거야?!!
그럼 나는 왜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걸까...?
인정의 욕구
내가 열심히 하고, 노력하는 것은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결국은 타인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큰 것이었다.
인정의 욕구는 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닌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 중 하나이다. 매슬로의 욕구단계이론을 살펴보면 ‘사회에서 받고 싶은 인정’이 3단계(사회적 욕구,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에 포함된다.
챗GPT가 추천해 준 욕구 충족 방법에 의하면 사회적 활동 참여나 동료와의 소통, 네트워킹 이벤트 참여, 개인적 관심사 공유 등이 있다.
그런데 정말 내 욕구에 대한 본질적인 상태를 생각해 보면 그것은 어쩌면 남들과의 '비교'에서 시작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부자가 아니니까, 나는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으니까, 그들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 이 나라 문화를 잘 모르니까.'등의 다양한 이유로 남들과 나를 비교를 해왔고,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존재는 점점 낮아졌다. 그 낮아진 공간을 채우기 위해 지속적으로 나를 채찍질하며 지내왔다.
'나는 00은 못하지만, 대신 @@를 잘해.'라던지 아니면 '나는 못하지만 뭐 어때?! 괜찮아~'하는 성격이었다면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나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 일 수도 있다는 것을 침 한번 꼴딱 삼키고 인정해 본다.
이제 나 자신을 알았으니 ‘타인과의 비교’보다는 ‘나 자신’을 기준으로 바라보고, 하루하루 즐겁게 일하면 좋은 결과도, 인정도, 자존감도 조금 나아질 것 같다. 어차피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해도. 그 열심히는 기본으로 장착된 사람이니까.
나는 계속 ‘외국인노동자’로 살겠지만, 영어든 일이든 내 가치를 알고 ‘멋진 외국인’으로써 주체가 되어 커리어를 하나씩 쌓아 올릴 계획이다.
이것으로 ‘나는 보통영어의 외국인노동자입니다.’ 연재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