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육십사 메가헤르츠 Nov 09. 2024

익숙함에 대하여

득일까, 실일까


익숙함: 어떤 일을 여러 번 하여 서투르지 않다.



계산 한번 하는데도 우당탕탕거리던 신입의 시기를 지나고, 어느새 9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예전부터 해왔던 주얼리 업무라 그런지 신입시절 몇 가지 실수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는 없이 지나왔다. 한 개라도 더 팔아보려 아등바등하던 조급함도 조금씩 차분해지고, 고객 응대에도 여유가 생기기 시작한다.

판매 업무를 비롯한 재고 관리, A/S 관리, 신제품 입고 정리 등 다양한 업무에 있어서도 큰 문제없이 처리해 가며 지내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업무의 익숙함은 득일까, 실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움보다 익숙함을 편안해하고, 그 익숙함으로 일상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새로운 곳으로 이직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자연스러운 이런 현상을 유지하는 것이,

득이다


업무의 익숙함은 일의 효율성을 높인다.

오랜 시간의 경험을 통해 잘못된 방법 또는 실패한 결과들을 재정비해가며 더 좋은 결과를 추출할 수 있다. 업무를 처리하는 시간도 단축된다. 그래서 업체들이 '경력자'를 우대하는 것이다. 그 익숙함에 대한 결과가 다르기 때문에.



여유롭다.

일에 익숙하지 않으면 긴장과 실수가 발생한다. 일이 서툴기 때문에 머리와 몸이 각자 바쁘게 움직이지만 화합을 이루기는 어렵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짧은 시간에 생각을 정리하고 눈과 손이 동시에 일을 처리한다. 그만큼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로울 수 있다.



새로운 변화에도 큰 흔들림이 없다. 

회사는 매출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한다. 그 목표에 맞는 업무의 변화가 지속되는데 기존 업무를 바탕으로 수정되는 것이기에 익숙함은 변화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튼튼한 바닥 위에 쌓아 올린 변화는 큰 흔들림을 동반하지 않는다. 



실이다


업무시간의 여백이 생긴다.

일이 익숙해지면 그 일에 대한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빠른 일처리에 따른 시간의 공백이 생기기도 한다. 그 시간에 다른 효율적인 일을 찾아서 해야겠지만, 그 일을 자발적으로 찾아내고 처리한다는 것은 의욕과 열정이 동반되어야 하는 일이다. 



익숙함과 피로감, 그리고 열정의 비율

신입사원일 때는 업무 효율성 대비 열정이 높다. 그 밝고 기운 넘치는 에너지가 오랜 시간 유지되면서 효율성과 비례하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듯 익숙함은 시간에 따른 피로감, 열정에서 차이가 나기 시작한다. 피로감과는 비례, 열정과는 반비례. 반대로 바꿀 수는 없을까.




정확히 득이다, 실이다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주체를 '나'로 하느냐, '회사'로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득이라면 조금 더 열정을 첨가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좋고, 실이라면 다른 길이나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다 보면 '실'보다 '득'을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그저 안정적인 것이 좋아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워서 '실'임에도 불구하고 한 곳에 머물러 있다면 나에게도, 회사에도 '실'의 크기는 점점 커질 것이다. 새로운 곳에 도전은 잠깐 두려울 뿐 그곳도 곧 안정적이게 되고, 익숙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