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찰나, 마지막 회
그래서 요즘 어때?
행복해?
네가 행복하면 됐어.
잘 지냈냐는 안부를 시작으로 가족, 직장, 연애, 계획 등을 주저리 얘기하다 보면 마지막엔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나에게 얘기하며 한번 더 되뇐 당신의 삶과 모습이 얼마나 행복한지. 행복을 1부터 10까지라는 수치로 나타낸다면 표현하기 좋겠지만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본인만이 정확히 느낄 수 있다. 그럼 사람들은 얼마나 자주 본인의 행복을 생각하며 살아갈까? 한 달에 한 번? 일 년에 한 번? 죽기 전에 한 번?
행복하냐는 나의 질문에 친구들은 대부분 이렇게 대답한다.
응... 행복하지...
나는 언제나 그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지만 그 뉘앙스에서 '행복한지 아닌지 생각해 본 적 없다'거나 또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라고 느껴진다. 어쩌면 내가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나는 "응! 나 진짜. 아주 아주 행복해!"라고 확신에 차서 대답할 수 있을까?
행복: 생활에서 기쁨과 만족감을 느껴 흐뭇한 상태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고, 향을 맡을 수도 없다. 손으로도 잡을 수 없어 온전히 내가 의식해 느껴야만 한다.
친구들과의 대화 중 크게 박장대소하고 웃은 날, 정말 가보고 싶었던 레스토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고 들어온 날, 아이가 처음으로 걸음마 하며 나에게 안긴 날. 길에서 우연히 지폐 한 장을 주운 날.
나는 이렇게 재미있고, 만족스럽고, 사랑스러운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그 모든 시간들이 진정한 행복의 찰나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가족, 친구 때로는 혼자서 인생이라는 터널을 지난다. 반대쪽 끝에 보이는 반짝이는 작은 불빛을 향해 걷고, 달린다. 터널 속에는 수많은 전등들이 우리의 길을 밝혀준다. 천천히 갈 땐 하나씩 보이는 전등들이 빠른 속도로 갈 땐 하나의 선처럼 보인다. 인생이라는 터널 역시 수많은 행복들이 우리의 길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천천히 갈 땐 하나씩 보이는 행복들이 빠른 속도로 갈 땐 하나의 선처럼 보인다.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행복의 찰나가 순간이라 느끼기 어려울까, 아니면 우리 옆에 항상 있어서 특별하지 않게 느껴지는 걸까. 어쩌면 선처럼 이어지듯 우리와 같이 달려가고 있는 행복은 보지 못한 채 반짝거리는 반대쪽 끝만 바라보고 달리는 것은 아닐까.
꾸준히 연습하다 보니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다. 운전 중이나 식사할 때도 소소한 행복을 찾고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이렇게 연습을 통해 '행복 찾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 하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아주 작아서 나에게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행복들이 모여 눈덩이처럼 조금씩 커진다. 몇 배로 커진 행복덩이 덕분에 예전보다 스트레스 덜 받고, 차분한 일상을 지내고 있다.
행복은 느끼며 살다 보니 부작용도 생겼다. 바로 살이 찐다는 것. 예민하고, 생각이 많아 마른 몸을 가지고 살았던 내가 운동을 해도 조금씩 살이 붙더니 2kg이 쪘다. 마음이 편해진 것이 사실인가 보다. 다행히 겨울이라 도톰한 스웨터로 볼록 나온 뱃살을 살짝 가려본다.
행복을 느낀다고 해서 고민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순간순간 고민이 있고,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세상살이 익숙해 쉬워질 줄 알았는데 착오였다. 결정에 신중함이 더해진다. 그럴수록 긍정적으로 차분히 받아들이고 소소한 행복을 계속 찾아나간다. 행복을 의식하는 것이 인생에 기적이 일어날 만큼의 큰 차이를 내지는 않지만 이것이 쌓이면 예전의 나와는 다른 모습이 될 것이다. 연륜과 행복과 차분함의 결과는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글로는 쓰지 않아도 꾸준히 소소한 행복을 찾으며 살 거다. 어깨가 무거워질수록, 안개가 자욱한 듯 앞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수록 더 자주 웃고, 행복하게 살겠노라 다짐한다.
… 그래서 넌 요즘 어때?
행복해?
네가 행복하면 됐어.
난 네가 언제나 행복하길 바라
차분하고 행복했던 연재는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다음 연재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