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족이 최고더라

아무리 가까워도 말을 해야 안다는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누군가의 ‘가족’이다. 부모로부터 핏줄을 이어받아 가족이라는 구성에서 시작되어 사회에 섞여 살아간다. 남편으로, 아들로, 직장동료로, 딸로, 친구로, 엄마로.


내 기준으로 가족이라는 단어는 ‘내 편’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사랑으로 나를 응원해 주는 내 편. 때로는 가족끼리 붙어지내면서 마찰과 다툼이 불가피하게 이루어지기도 한다. 미움과 증오 속에 오랜 기간 혼란스러운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가족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서로를 용서하고, 화해하고, 사랑하며 살아간다.


외국에 나와 다른 가족을 살펴보면 다문화 가정도 많고, 대가족도 많다. 그리고 부모님이나 친척까지 같이 이민을 와 지내는 가족들을 보면 부럽다. 인생의 갈림길이나 험한 언덕을 넘어가야 할 때 두 손 두 발 걷어붙이고, 도와주는 ‘내 편’의 가족들이 옆에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마음의 소리가 나왔다. )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내가 부모의 입장에서 보니, 해외에서도 자식들을 위한 부모 모습에 유독 눈길이 간다. 학교 행사나 스포츠 대항이 있는 날이면 부모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식들을 향해 카메라를 촬영하며 열심히 응원한다. 그들의 시간과 체력을 쪼개서 아이와 함께 행사에 참여하고, 서포트한다. 물론 가족의 시간을 중요시하는 문화도 한 몫하지만. 예를 들어 애프터 스쿨 프로그램의 경우 학교 학생의 부모들이 재능기부 형식처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저녁 이벤트가 있는 경우는 부모들이 각자 음식을 한 접시씩 준비해 아이들이 소속돼 있는 팀의 저녁을 챙기는 포트락형식의 서포트도 있다.


이렇게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가족을 위한 노력, 희생, 감사,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족인 것 같다.


미국 911 테러 때나 총기사건, 세월호처럼 뉴스에 나오는 큰 사건현장의 마지막을 보면 모두가 가족들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전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되면 가족이 먼저 떠오르는 것 역시 떼려야 뗄 수 없는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 역시 기쁘거나 혹은 슬픈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가족에게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


가족은 이렇게 피로, 사랑으로, 눈물로 연결돼 있다. 하지만 모든 매 시간을 함께 생활하고 지내면서 존재의 감사함을 자주 잊게 되는 것 같다. 내일도, 모레도, 오늘처럼 함께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우리 모두에게는 ’ 끝‘이라는 종착지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끝이 어디인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끝이 있기에 더 아쉬운 순간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족이기에 내가 당신(또는 너)을 잘 안다고 생각하며 ‘난 원래 그런 말 잘 못해. 말 안 해도 알겠지. 우리 사이에 꼭 말을 해야 알아?’ 할 수도 있겠지만, 가족사이에서도 ‘수고했어 ‘, ’ 고마워 ‘, ’ 사랑합니다.‘ 말을 표현해야 안다는 사실. 말을 해야 사랑이 전달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그렇게 전달했을 때 마음에서 느껴지는 뭉클함과 따뜻함이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사랑이고, 우리는 그 에너지를 통해 또 한층 자란 성숙함과 가족이라는 존재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무뚝뚝하다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다고 넘어가지 말고 눈을 바라보고 말하기 힘들다면 메시지로라도 지금 바로 전해보자. 지인들에게 수시로 보내는 89개의 카톡 메시지보다 더 큰 행복이 느껴질 것이다.



keyword
이전 02화행복은 큰 게 아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