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이 행복이라면?!
로또를 원하십니까? 명품 백을 원하십니까? 포르셰 911을 원하십니까?
원하는 것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가지고 싶은 물품에 대한 목록을 기록하자면 노트 3권 이상은 나올 것이다.
나 어렸을 적엔 좋은 물건 가지면 그게 행복인 줄 알았다. 그때 당시 삐삐 호출기와 핸드폰이 세상에 막 선보이기 시작할 때였는데 먼저 학교에 가지고 온 친구들을 보면 무척이나 부러웠다. 나는 그들만큼 빨리, 좋은 것을 가지지 못했고, 난 그들에 비해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직장인이 되었을 땐, 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에 들어가 많은 월급을 받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그 친구들은 내가 가지지 않은 차를, 명품백을 들고 다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것들은 어릴 적 단순한 물질적인 질투였던 것 같다. 결국에는 나도 핸드폰 최신형을 손에 들었고, 명품백을 가졌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감은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다들 옛 기억을 떠올려보자. 물질적인 행복을 느꼈을 때 그 행복의 길이가 얼마나 길었었는지, 얼마나 영원했는지. 특히 그 물건들에 대한 간절함이 절실하기도 전에 쉽게 얻을 수 있었다면?
누군가 나에게 "언제 행복했었어?"라는 질문을 한 바퀴 돌려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언제였어?"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 같다.
여행지에서 노을 보던 순간?! 그 하늘이 카메라에 다 표현이 안 돼서 눈에 가득 담아가야지, 생각했었어. 그날의 느낌이 아직도 생각나고 좋아.
지금 옆에 있는 남편이 프러포즈하던 날? 그때는 회사일에 매일매일 지쳐있었는데, 깜짝 프러포즈를 해줘서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몰라. 그 순간을 기억해.
아이들이 태어나던 순간? 지금도 생각하면 울컥하지만, 그냥 모든 것에 감사하던 그런 순간이었어.
등으로 얘기할 것 같다. 대답을 보면 사실 물질적인 것은 거의 없다. 삶의 어느 순간순간이 기억에 남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삶의 순간순간을 조금 더 작게 잘라볼까? 너무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면 말이다.
며칠 전 가족들과 브런치를 먹으러 카페에 갔었는데, 빵도 너무 맛있고 날씨도 좋아서 기분이 좋더라.
주차딱지를 받아서 짜증이 나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둘째가 엉덩이를 흔들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야. 짜증이 사라지면서 웃게 되더라.
어제저녁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내가 예전에 좋아했던 옛날 노래가 나오는 거야. 이어폰 볼륨을 올리는 순간 다시 예전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아서 미소가 나왔어.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나 저녁도 같이 먹고, 맥주 한잔 하는데 너무 많이 웃어서 배가 아팠어.
이렇게 작게 잘라보니 하루에 행복하고, 여유로웠던 시간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분명 있었다. 아무리 지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분명 소소롭지만 마음이 편안한 그런 순간순간이 있을 것이다. 그 작은 순간을 놓치지 않고, '지금 참, 행복하다.'라고 생각해 본다면, 그 순간이 잦아진다면,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로또가 당첨되길 하염없이 기다리고, 아쉬워하고, 허탈해하는 순간보다 조금 더 웃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아진다면 우리의 삶도 행복으로 조금씩 젖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끌어당김의 법칙, 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긍정적이고 좋은 에너지를 자꾸 끌어당기다 보면 훗날,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후회보다 행복으로 잔뜩 물들어 넘치는 기억을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의미 없이 스크롤 내리는 시간을 조금만 줄이고,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와, 또는 내가 좋아하는 어떤 일을 하며 행복을 한번 더 느껴보는 것! 이것을 기억하고, 실천해야겠다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