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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Jan 06. 2019

02화 야경기행, 잠두봉에서 바라보는 어둠

서울 잠두봉 야경


요즘 들어 아주 오랜 기억 속의 내가 촬영한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추억에 잠기는 일이 많아졌다. 서울 남산타워에서 내려오는 하산로에 위치한 '잠두봉'이라는 공간에서 촬영한 사진 한 장을 통해서 나의 어제를 돌아보고, 이 날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몇 년 전부터 2019년이 된 지금까지 야경을 좋아하고, 그 매력에 빠져 사진을 계속해서 찍고 있는 나에게 오래된 추억 속 사진 한 장은 여전히 너의 어제이고 나의 사진이다. 






사진을 바라보면서, 옛 사진들이 초라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때가 있지만 온전히 그것을 기억하고 다시금 추억 속 장소를 향해서 무거운 카메라 가방과 삼각대를 챙겨 오르는 것이 나의 일상이기도 하다. 이 날 바라보았던 차가운 서울의 밤은 지금 생각해도 황홀했다.







서울에 올라온 지 얼마 안 됐던 무렵, 내가 이곳 남산타워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들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었던 것일까. 명동으로 가는 길, 종로로 가는 길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던 채로 서울의 밤을 그저 바라보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즐겼던 기억이 난다. 





사실 요즘의 나는 카메라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지만 어디로 향해야 할지, 어디에서 사진을 촬영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이 있다. 너무나도 많은 사진들을 찍어왔고, 너무나도 많은 사진들을 남겨왔기에 더 이상 가봐야 할 장소가 떠오르지 않는 것 같다. 그래도 옛 사진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다시금 그 장소를 찾아 같은 구도지만 같은 기록을 남겨보고 싶어 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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