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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분방 Jan 06. 2019

03화 야경기행, 한강의 어둠이 찾아오면

서울 야경기행, 노량대교와 한강


노량대교 야경

어느 순간부터 낮에 촬영하는 사진은 특별하지 않았다. 그저 구도를 잡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향해서 셔터를 누르던 나에게 야경을 담기 시작한 것은 행운이었다. 언제, 어떻게 내가 야경을 촬영하기 시작했는지 기억을 떠올려봐도 지금은 도통 잘 생각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야경에 빠져있었던 몇 년 간 나는 사진을 찍으면서 행복했던 것이 분명하다. 이번에 바라보았던 세상은 '노량대교'와 '한강'이다. 






노량대교

서울의 밤이 낯설었던 나에게 어디가 한강의 다리들은 특별했다. 그저 걸으면서 한강의 야경을 바라보기도 했고, 그저 삼각대를 올려놓고 촬영이 끝나기를 기다렸던 순간들이 많다. 한강의 다리들은 모두 한강을 가로지른다는 편견을 없애주었던 공간이 바로 '노량대교'이다. 노량대교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대회를 원활히 치르기 위해서 올림픽대로상에 건설한 다리라고 한다. 동작구 노량진동과 동작구 사이의 한강 남단을 따라서 다리가 이어져 있다. 지금도 자주 찾는 공간이기에 나에게 이곳은 꽤나 매력적인 공간이면서도 추억이 많은 장소이다.






어둠이 찾아온 한강

오랜 시간 전의 나는 결코 한 곳의 야경을 촬영하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던 것 같다. 새로운 곳을 찾고, 새로운 장소의 야경을 갈구하여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며, 밤새 야경을 촬영했던 적도 있다. 그저 한 곳을 바라보고 야경을 촬영하기 위해 출발하는 나에겐 그 무렵의 나는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한강에 밤이 찾아온 순간 나는 또다시 야경을 담기 위해 그 자리에 멈추게 된다.




담대교 겨울의 색

한강, 제2롯데월드가 없을 무렵

지금은 서울의 랜드마크가 되어 버린, 제2 롯데월드가 없는 서울의 모습을 바라본다. 오랜 사진의 기록은 지나간 서울의 뒷모습을 기억한다. 그래서 나는 오래된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현재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를 다시 바라볼 때가 많은 것 같다. 어제의 모습이 있기에 현재의 모습이 있고, 미래의 모습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주황빛으로 물들어 버린 청담대교의 모습을 바라본다. 청담대교는 계절에 따라 주황빛과 초록빛이 공존한다. 요 근래에 청담대교를 찾은 적은 없지만, 나에게 호기심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붉은빛으로 물드는 야경이 아름답다고 말하고, 누군가는 파란색 야경이 아름답다고 말한다. 나는 세상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여 주황빛으로 물들고, 파란색 하늘이 검은색 하늘이 되는 밤을 모두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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