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누군가는 한 곳에 정착을 해서 살면서, 오랜 시간을 그곳에 머물 수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떠돌이 이방인처럼 이곳저곳 여러 도시를 떠돌아다니면서 정착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어쩌다 보니, 나는 서울의 이곳저곳 많은 곳을 이사 다니면서 정착하지 못한 채로 떠돌이처럼 살아가고 있다. 계속해서 이사를 다니고,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며 그럭저럭 잘 살아가고 있다. 단점만 있을 것 같지만 때론 장점을 찾을 수도 있다. 이사를 다녔던 동네의 추억들이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아있고, 나의 어제를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저 평범한 거리, 늘 내리던 버스 정류장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생각들에 잠기곤 했다. 서울 노량진에도 살았었고, 신길에도 살았었고, 성북동에도, 그리고 지금은 신대방에 살고 있으니 이제 그만 떠돌아다니고 싶기도 하다. 사진 속에 보이는 빛의 흐름처럼, 난 또 어딘가로 떠밀려 가듯이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해가면서 살아간다.
어두운 밤의 도시를 밝히는 하나의 가로등의 빛이 마치 등대처럼 느껴진다. 내가 살았던 동네를 기억하면서, 옛 사진들을 바라보는 이 밤이 좋다. 그리고 또 이따금 옛 사진들을 바라보면서, 다시 이곳을 찾아갈 날들을 떠올려보니 그것도 재밌는 일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밤의 시간들이 흘러가듯 빛이 아름다운 밤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