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책리뷰_완전한 행복

완전한 행복

by bk life

와이프가 오랜만에 책을 내게 사달라고 했다. 정유정 작가의 책이었다.

와이프는 정유정 작가가 쓴 [7년의 밤]이라는 책을 너무 재밌게 봐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지 소설책임에도 사서 읽겠노라 했다. 그렇기에 나도 관심이 갔다. 와이프가 단숨에 읽고 내게 건낸 책... 500쪽이 넘는 [완전한 행복]을 단숨에 읽어버렸다. 고유정 사건을 기반으로 썼기에 더더욱 내게 재밌게 다가왔다. 책의 다음 페이지를 읽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는 못했다. 다 읽은 뒤엔 책의 모티브가 되었을 실제 사건에 대한 기사와 유튜브 동영사을 찾아 보기도 했다. 기사와 영상물을 보면서 정말 이 사건이 실화일까? 라는 불쾌한 마음이 궁금한 마음을 이기지 못했다.


책을 읽고 나서 분명한 점은 [7년의 밤] 도 빨리 읽고 싶다는 것이다. 정유정 작가의 책을 한번보고 평가를 하는 것은 오바일 수도 있지만, 한국의 히가시노 게이고인 듯 하다. 아무트 이 책은 어떤 식으로든 모두 인상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게 재미있었다.




이 책은 아마도 오리 먹이와 해피밀 세트로 먼저 기억날 듯 하다. 책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정유정 작가의 신작이라는 것만 알고 읽기 시작했으므로 도입부에서 오리 먹이를 만드는 과정을 무심히 읽어 내려갔다. 아이방과 인형이 등장하는 장면 이후에야 이 이야기가 무슨 소재를 다루고 있는 건지 짐작한 나는, 비로소 오리 먹이 만드는 과정을 복기하며 신물을 삼켰다. 맙소사, 정유정 작가 너무 용감해. 왠지 마음이 동요된 나는 책을 읽다 말고 소설의 모티브가 된 실제 고유정 사건에 대한 기사를 잔뜩 찾아 읽었다. "이상하고" "불쾌"해서 기억에 남았으나 전혀 해석하지 못한 사건을 정유정 작가는 어떻게 풀어나갈까 궁금한 마음으로 책의 나머지를 읽기 시작했는데...


p. 112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본문 중 인용)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인 듯 하다. 주인공이 무서운 건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의 행복을 절대적으로 타인의 존재보다 우선시하는 것, 자기애에 가득차 타인의 삶과 생명 자체를 망가뜨리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 때문이다. 끝까지 몰아붙이는 가스라이팅이라고나 할까, 복종하거나 제거되는 것 외의 선택지는 없으며, 평범한 영혼은 망가져간다.

세 명의 주변인 중 감정이입한 캐릭터는 주인공의 언니이다.

남편과 딸이 주인공의 가스라이팅의 대상이라면, 언니는 주인공의 연기와 가스라이팅을 통해 가족으로부터 배제되는 인물이다. 언니에게 몰입하여 응원한 이유는 독립적이며 책임감 강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한결같은 취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주변의 가족들과의 관계도 다시금 생각해보게 했다.


행복한 순간을 하나씩 더해가면 그 인생은 행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남자와

행복은 완전해질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라고 말하는 무결한 행복을 꿈꾸는 여자..

모두가 평범하게 꿈꾸는 행복한 삶의 모습과는 다른 자신만의 틀에 같힌 행복을 꿈꾸고 있는 주인공에게는

자신의 행복의 목표와 어긋나는 모든이들이 완벽한 행복을 위해 없애야만 하는 불행의 가능성이고 성가신 방해물일 뿐이었다.



[완전한 행복]이라는 책을 다 읽고 제목을 한참 들여다 보았다. 완전하다는 것이 가능할까? 어떻게 하면 완전하게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나에게 완전한 행복이 무엇일까? 내 삶이 가장 우선시 되기에 내 중심적 생각과 이기심에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주변의 사람중에서도 가족들 관계가 틀어저서 "저 혼자 잘 먹고 잘 살겠다고 가족을 등진" 존재가 돼버린 사람들이 많다. 내 삶은 그렇지 않다고 합리화하고 있는 무한한 반성이 들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타라 웨스트오버의 [배움의 발견]에서도 결국은 가족과 분리하는 과정을 그린 책인데, 많은 생각을 들게 한다.




p. 522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완전한 행복]은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해할 수 없는 싸이코패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고, 가스라이팅으로 피해를 받은 피해자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상한 사람들 사이에서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의 삶을 찾는 사람의 어려움을 들여다보고 응원할 수 있다.

무엇보다 행복이란 단어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책이랄까?


이 글을 쓰면서 유튜브에서 실제 남편이 2년여만에 아들을 보기 위해 차를 타고 가면서 노래 가사를 아들 이름으로 개사를 하여 즐겁게 부르는데... 그 목소리가 귀에 아른 거린다.

하늘 나라에서 사랑스런 아들을 편히 지켜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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