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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Oct 02. 2017

가을은 흘러가고

우정 시선


가을은 흘러가고


      

가을은  

석반 위 화분의 그림자가 움직여가듯  

소리 없이 천천히 흘러간다

   

가을의 미동을 느끼려면  

발 아래의 낙엽부터  

머리 위 높은 하늘의 구름까지  

천천히, 오래도록 바라볼 일이다    


이 슬프도록 아름다운 계절은  

때로는 가벼운 왈츠가 되기도 하고   

혹은 우울한 샹송이 되기도 한다  

  

길을 걸으며  

발 아래에서, 머리 위 높은 곳에서  

소리 없이 흘러가는 가을을 본다   

 

어쩌면  

가을은 그대로 있고  

나의 발걸음이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계절은 멈추어 있는데  

나 홀로 가을을 지나  

겨울을 향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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