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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Dec 17. 2017

돌아온 거리

우정 시선


돌아온 거리      



밤열차에서 내린 나는   

제천 역사에서 청전동으로 향한다    


찬 바람과 함께 떠나는 겨울은  

밤의 어둠을 더욱 짙게 만들고  

어둠 속에서 돌아온 나는   

인적 없는 거리를 따라 어린 시절로 간다    


어린 시절  

부친의 손을 잡고 걷던 이 거리를  

교복을 입을 무렵부터는 혼자 걸었고  

이제는 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간다    


어린 시절  

떠나는 겨울이 유리창을 흔들던 주점  

부친은 내 입에 국물을 떠 넣어 주었고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추어탕이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그 곳이 여기쯤이던가  

문 닫힌 길가 주점들을 둘러 본다    


제천 역사에서는  

기차가 떠나는 소리가 들려오고  

기차처럼 떠난 어린 시절을 뒤로 한 나는  

팔순을 넘긴 부친을 만나러 청전동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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