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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병권 Jun 10. 2018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우정 시선


이제는 떠나야 할 때   


   

홀로 돌아온 곳에서  

이제는 홀로 떠나야 한다  

반짝이는 숲속에서의 나날들  

재즈 선율을 타고 담배 연기가 흐르는 카페  

종소리가 되어 울려 퍼지는 웃음소리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떠나야 할 때  

체온만큼 따뜻해진 문고리를 잡고  

어둠이 기다리는 곳으로  

낮게 문을 밀친다  

보이는 것은 안개  

희미하게 부서지는 가로등 불빛아래  

담배 연기처럼 번지는 내 그림자    


화려했던 봄의 향연  

갑옷처럼 두터웠던 초록의 시절  

온 산을 붉게 치장하였던 가을의 미소  

보석이 되어 부서지는 눈 덮인 마을들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떠나야 할 때  

영롱하였던 무지개들은 어디로 갔나  

눈물을 머금고 던지는  

쓰디 쓴 작별 인사를 남기며  

이제는 그림자가 되어 홀로 떠나야 한다  

모두가 돌아오는 이 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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