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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글] 새벽유감

시 #13

by 이로


세상 전부가

파란 들숨과 날숨으로 가득한 새벽을

넋 놓고 걸었다​


지고만 어제 달과 태양은

도무지 기억에 없다​


한숨 섞인 하늘 아래

그늘진 희끄무레한 길 모퉁이 돌고 나면

생과 사의 경계에 서 있는 모든 게 깨어나는 이 시간을

내 파란 핏줄에 감아낸다

하늘 구석에서

빛마저 으스러지는 태양이 떠오르기 전에

세상 숨 내쉬는 생애들에

제일 먼저 사랑을 보태야지​


이 시퍼런 경계에 서서

이슬 젖은 땅 풍기는 내음

마음 깊이 아스라이 스민다.



​움직이는 화랑 <비껴서기> 운영 |

코스미안뉴스 인문 칼럼니스트

브런치 작가

bkksg.com

bkksg.studio@gmail.com

_이로 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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