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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몽블 Jul 01. 2016

와인이 먹고 싶을 때 가요

와인과 정말 잘 어울릴 요리가 있는 곳

저는 제가 먹고 맛있는 집만 올립니다. 제 월급의 80-90%는 음식으로 쓸 정도로 엥겔지수가 높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합니다. 많이 먹지만 까탈스런 입맛 탓에 맛이 없으면 먹지 않아서 살이 찌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돈이 많았다면 전 돼지가 되었을 거예요. 먹을 때만 먹거든요. 주로 폭식. 그럼 저의 폭식을 유발하는 몇 곳 중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압구정 로데오 역 근처에 있는 톡톡 (TocToc).

예전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이 곳에 맛집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진짜 맛있는 집 외에는 거의 문을 닫았다. 왜 이렇게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는지 이곳 상권이 죽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래도 멀리서 찾아올만한 곳인 톡톡 (TocToc).


톡톡(TocToc)은 문을 두들길 때 나는 소리 ‘똑똑’의 불어 표기로 톡톡(TocToc)의 명칭에는 고객을 새로운 미각의 세계로 안내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레스토랑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TocToc


6:00 땡 퇴근 후에 바로 와서 그런지 아직 자리는 많아 보였지만 다 예약석.  결국 문 앞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매번 예약을 하고 오는 편인데, 오늘은 급하게 퇴근 전에 전화를 해서 그런지 자리가 좋지는 않았다. 예약을 안 하고 오면 자리가 없다는 사실. 역시 맛있는 집은 다 예약을 해야 한다.  전화번호(02) 542-3030


제철 생선을 알맞게 숙성시킨 페루식 회 요리, 오늘의 세비체.

제철 생선으로는 옥돔이 나왔다. 쫄깃한 식감과 상큼 새콤한 과일들(자몽,라임 등)이 어우러져있었다. 시원한 콜드 에피타이저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



톡톡에 20번 가까이 방문했는데, 방문할 때마다 먹은 요리.

카타이피 면에 말아 튀긴 제주도산 달고기(영어로는 John dory. 달고기 목 달고기과의 바닷물고기이다. 몸 옆쪽 가운데에 있는 둥근 반점 때문에 달고기라 불린다. 생선회로 고급 어종에 속한다.) 요리다. 위에 올라간 짭쪼름한 치즈와 겉은 카타이피 면에 말아 튀긴 달고기가 정말 바삭하고 고소하고 속은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특히 레몬소스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정말 맛있다. 정말 정말 그냥 맛있다. 이 이상 어떻게 이야기를 할까. 그냥 맛있으니 맛있다고 할 수밖에. 톡톡의 시그니쳐 메뉴라고 할 수 있겠다.


비장탄(비싼 숯이라고..)에 구운 한우1++ 채끝 등심 스테이크.


굽기도 적당하고, 주변에 나온 야채들(가지, 알감자, 호박)과 소스가 너무 잘 맞았지만 아쉬운 점은 양이 과하게 적었다. 자주 와서 먹긴 하지만 화가 나는 양이다. 하지만 맛있으니 참는 걸로.

내 마인드.

활 랍스터로 만든 크림소스에 차이브 랍스터를 곁들인 차가운 파스타.


개인적으로 나는 콜드 파스타를 안 좋아하고, 거기에 크림 파스타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건 적극 추천해주고 싶은 메뉴다. 새빨간 랍스터와 토마토의 색감이 눈으로부터 식욕을 자극한다. 크림 파스타 인데도 굉장히 깔끔하고, 안에 들어있는 토마토 때문에 상큼했다. 토마토가 말려서 들어간 것인지 쫀뜩하고 새콤해서 랍스터보다 토마토가 더 맛있었다. 크림소스는 말갛게 갈아낸 콩국물 느낌이 났고 고소했다. 반전의 토마토 맛. 여름에 먹기 최고인 냉 파스타였다.


팬에 구운 감자, 신선한 버섯, 감자 꽁퓌와 블랙 트러플 카푸치노 폼을 올린 구운 감자요리.


아주 부드러운 소스와 감자 간이 딱 맞는 게 웃음이 났다. 물론 이 메뉴는 갈 때마다 먹는 메뉴다. 트러플 향을 싫어해서 트러플 들어가는 음식을 안 먹는 편인데 이 관자요리는 맛있다. 관자, 감자, 버섯 그리고 소스를 한번에 찍어 먹는다. 작은 관자가 입으로 한번에 들어가는게 너무 아까워서 반을 자르고 감자도 반을 잘라 먹는다. 순식간에 입안에서 사라지는 메뉴. 보통 이 메뉴를 주문 할땐 화이트 와인을 같이 시킨다. 와인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요리 이지만 정말 눈을 감았다가 뜨면 음식이 사라져 있을 정도로 양이 모자란다. 나의 과한 식탐 때문이겠지만 서도.


세계 3대 진미에는 트러플(송로버섯), 캐비아, 푸아그라가 있다. 나는 입맛이 싸구려인지 아니면 진짜 맛있는 걸 먹어보지 못해서 인지 세계 3대진미 모두 입에 맞지 않는다. (눈물이 난다) 트러플, 캐비아는 향 때문이고 푸아그라는 쫌 느끼해서 구이 외엔 잘 안먹는다. 촌년 입맛..


트러플: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인 트러플(Truffle)은 한국의 산삼과 비교될 정도로 그 맛과 진귀함이 뛰어나며 프랑스의 3대 진미(珍味)를 꼽을 때도 푸아그라나 달팽이 요리에 앞설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트러플은 강하면서도 독특한 향을 가지고 있어 소량만으로도 음식 전체의 맛을 좌우한다. 인공 재배가 전혀 되지 않고 땅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에 채취하기도 어렵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땅 속의 다이아몬드’라고 불리기도 한다. (네이버캐스트)

체리 밀푀유.

밀푀유는 어떤 걸 먹어도 맛있는 것 같다. 바삭한 식감. 체리는 정말 통통하고 맛있는데다가 크림도 적당히 달고 차서 좋았다.


오랫동안 이 레스토랑을 다닌 사람으로서 늘 맛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날이 갈수록 양이 줄어드는 것 같은 느낌은 뭘까. 사실 내 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 맛있으면 양이 적어도 참아야지 끙. 와인이랑 굉장히 잘 어울리는 메뉴들이라 와인을 곁들이고 싶었는데 돈을 너무 많이 쓸것 같아 술은 자제했다. 이렇게 먹고 17만원이 나왔다. 와인을 곁들였으면 20만원을 넘겨 훅훅-나갔을 것이다. 그래도 런치는 25,000원으로 저렴한 편. 좀 더 양이 많았으면 좋겠다.(이건 개인적 바람) 그래도 계속 갈 예정인 내가 애정하는 레스토랑.


한줄평 : 메인을 먹고 여기는 후식으로 방문해야겠다. 와인 안주로 제격인 메뉴와 양....저 관자요리에 화이트 와인 한잔 마시면 아주 그냥 아주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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