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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몽블 Jul 13. 2016

로맨틱을 찾고 싶을 때 가요

요리이상의 안주와 늦은 밤, 로맨틱한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곳 '정식바'

저는 제가 먹고 맛있는 집만 올립니다. 제 월급의 80-90%는 음식으로 쓸 정도로 엥겔지수가 높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합니다. 많이 먹지만 까탈스런 입맛 탓에 맛이 없으면 먹지 않아서 살이 찌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돈이 많았다면 전 돼지가 되었을 거예요. 먹을 때만 먹거든요. 주로 폭식. 그럼 저의 폭식을 유발하는 몇 곳 중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정식당' 미슐랭 2 스타 셰프 임정식셰프가 차린 바(bar)로, 정식당 1층에 '정식바'라는 명칭으로 오픈해 있다. 간단한 식사와 와인을 마시기 위해 퇴근 후 친구들과 들렀다. 정식당에서 식사를 시작하기 전 가볍게 식전주를 즐겨도 되고, 아예 이곳에서 식사와 술을 함께 즐겨도 상관없는 곳이어서 바로 '정식바'로 왔다. 


정식바의 가장 좋은 점은 정식당의 요리를 코스가 아닌 단품으로 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정식당과 똑같은 요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식당 특유의 섬세함으로 와인과 마리아쥬(Mariage)가 기가 막힌 메뉴를 만날 수 있다. 


포인트 컬러로 세련되게 디자인된 공간 역시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었는데 매력적인 조명과 테이블, 커튼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조용하게 이야기를 하기 좋은 곳이라 생각했다. 



제주 빠에야와 가지그라탕, 청양 바게트, 초콜릿, 감자 뢰스티 (뢰스티(rösti)는 생감자 또는 익힌 감자를 갈아 둥글게 부친 가정식 요리로 스위스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 타이 새우 샐러드, 티라미수, 와인 두병을 주문했다. (인원 여자 4명) 


가지그라탕

급하게 친구들을 만나게 된 거라 카메라를 들고 오는 걸 잊어버리고, 맛있는 음식과 와인을 보곤 눈이 돌아간 나는 사진을 핸드폰으로 대충대충 찍고 음식을 입으로 가져갔다. 가지그라탕에 청양 바케트가 곁들여 나오는데, 바게트 위에 가지그라탕을 올려 먹으면 엄청! 맛있다. 가지의 물컹한 질감을 싫어해서 가지 요리는 손도 안대는 편인데 주문한 메뉴 중에서 '가지그라탕'이 제일 맛있었다. 매콤하고 바삭한 청양 바케트와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요리였고, 주문한 와인과 함께 금세 사라져 아쉬웠다. 결국 먹다가 너무 맛있어서 청양 바게트를 추가 주문했다. 


감자 뢰스티

바삭한 감자 전.. 뢰스티가 입에 붙지 않는다. 하몽과 수란 그리고 치즈가 짭쪼롬 해서 그런지 와인과 잘 어울리는 메뉴였다. 일단 바삭한 식감을 선호하는 편이라 이 메뉴도 괜찮았다. 


제주 빠에야


친구들은 너무 맛있다고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는데, 입맛이 촌스런 나는 한 수저 먹고는 손이 가지 않았던 메뉴다. 정식 바 인기 메뉴이자 베스트 메뉴라고 하는데, 바다내음이 물씬 풍겨 정말 제주도 해변에서 헤엄치다가 물에 빠져 바닷물을 먹는 줄 알았다. 바다가 없는 충북 촌 여자의 입맛엔 맞지 않았던 메뉴. 나 빼곤 다들 좋아했다는 게 함정이다. 


타이 새우 샐러드

급한 나머지 사진을 막 찍기도 했고, 와인 바라서 그런지 조명이 어두운 편이라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정말 마음에 들었 던 메뉴다. 새우와 안에 들어간 야채와 빈, 무슨 소스인지 잘 모르겠지만 와인하고 먹으니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정식바에 방문한다면 이 메뉴는 꼭 다시 먹고 싶은 메뉴다.  



와인 하면 당연히 치즈~

라고 생각해서 주문했던 메뉴. 갑자기 너무 많은 치즈들이 등장해 나를 당황케 했다. 3-4가지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는데 에푸와스, 트러플뻬꼬리노, 레드 레스터, 고르곤졸라피칸떼 를 선택했다.

그중 에푸와스와 레드 레스터가 맛있었다. '역시 와인은 치즈'라며 신나 했다.



소믈리에가 추천해준 내추럴 와인(natural wine)과 화이트 와인.

와인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대학 때 두꺼운 와인학을 공부했지만 알코올이 날아가듯 기억이 증발했다)

내추럴 와인이 흙냄새가 가득한 요즘 HOT한 와인이라고 했다. 뭔가 거칠고 야생적인 남성미가 물씬 느껴지는 맛이랄까. (개인적 생각.. 뭔가 와인이 섹시했다.) 처음 먹어본 와인 이었는데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디저트로 주문한 초콜릿과 티라미수.

티라미수는 커피맛이 강했고 달지 않아서 좋았다. 초콜릿도 너무 맛있었다. 진짜 엄청 배부르다고 해놓곤 디저트를 주문하니 신기하게 디저트가 들어갈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합리적인 가격에 오롯이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보석 같은 곳이다.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남자친구랑 오면 너무 좋을 것 같은 곳. 내 취향을 빵야빵야 저격하는 행복한 곳이었다. 


한줄평: 담엔 꼭 남자친구랑 올 거야... 일단 남자 친구부터 만들고... 


영업시간 - 18:00~02:00(익일)

위치 - 압구정로데오역 4번 출구로 나와 두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하면 좌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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