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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몽블 Jul 14. 2016

화가 날 때 먹어요

나만 알고 싶은 철산역 근처맛집 '토종 곱창'

저는 제가 먹고 맛있는 집만 올립니다. 제 월급의 80-90%는 음식으로 쓸 정도로 엥겔지수가 높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합니다. 많이 먹지만 까탈스런 입맛 탓에 맛이 없으면 먹지 않아서 살이 찌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돈이 많았다면 전 돼지가 되었을 거예요. 먹을 때만 먹거든요. 주로 폭식. 그럼 저의 폭식을 유발하는 몇 곳 중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이곳은 솔직히 올리기가 싫었다. 이렇게 올려서 많은 사람들이 보면 여기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테고,

나는 더 기다려야 할 테니까. 여기는 진짜 나만 알고 싶은 맛집.

곱창을 유난히 좋아해서 이곳저곳 맛있다는 곳에서 곱창을 먹어봤지만 이 곱창집의 맛을 따라갈 순 없었다. 그걸 깨닫고 난 뒤에는 다른 곱창집은 눈길도 주지 않는다.  



퇴근하자마자 달려갔는데, 이미 만석....

곱창집과 회사가 멀다는 게 슬플 뿐이다. 자리는 만석에 기다리는 사람은 우리 앞에 2팀 우리 뒤에 3팀이 줄을 서고 있었다. 곱창집 도착 시간은 7시였는데, 6시에 도착해야지 자리가 여유롭지 않을까. 그렇게 한참을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자리가 생기기를 기다렸다. 맛있는 곳은 언제나 붐비기 마련이다.  8시, 드디어 입장.  장장 1시간을 기다려서 입장을 했다.



곱창 외에 부수적으로 나오는 것들은 김치, 동치미, 간과 천엽, 그리고 부추뿐.

간과 천엽은 주말엔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를 이모에게 물었더니, 도축장에서 매일 곱창을 받아오는데 주말은 도축을 하지 않아서라고. 일단 부추는 미친 듯이 맛있다. 곱창과 부추는 환상의 궁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곱창을 먹다가 좀 배불러진다 싶을 때 동치미를 먹으면 다시 리셋이 되면서 곱창을 와구와구 먹을 수 있게 된다. 여름에 가면 동치미가 살얼음이 끼어있는데, 시원하면서 새콤한 맛이 후식으로 제격이다.



곱창을 주문하면 곱창 위에 식빵이 올려져 나온다. 곱창에서 나오는 기름을 흡수시키기 위함이다.

우리는 곱창 4인분을 주문했다. 4명이냐고? 아니다. 우리는 여자 두 명이다......

그것도 4인분을 주문한 이유는 내가 체했기 때문. (약국에서 소화제까지 먹고 방문했다.) 보통 방문하면 여자 둘이서 5인분을 먹는다. 아, 이건 나와 내 친구들이 워낙 많이 먹기 때문이고 보통 여자 둘이서 3인분 정도를 시키면 된다. (1인분에 16,000원)



다른 집과 조금 특이한 점은 곱창 안에 '통마늘'이 들어있다.

곱창을 잘라주실 때 통마늘을 피해서 잘라주신다. 곱창 안에 들어있는 통마늘은 곱창의 향도 잡아주는 것 같다. 그리고 맛도 더 업그레이드시켜준다. 때로는 소금장을 때로는 쌈장을 찍어 먹는다. 같이 곁들여진 감자와 양파와 함께 먹으면 그냥 그냥 화가 났던 오늘의 하루도 싹- 잊어버릴 수 있다. 나는 기분이 안 좋을 때 가끔 곱창집을 방문한다. 그러면 언제 화가 났냐는 듯이 분노가 가라앉는다. (곱창의 힘이랄까)


우리는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술을 안 마셔서 그런지 35분 만에 4인분을 클리어하고 밖으로 나왔다. 여기 '토종 곱창'은 정말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은 곳이다. 살면서 먹은 곱창집에서 제일 최고라는 말을 하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는 곳이다.


위치 - 철산역 2번 출구에서 나와.. (설명이 안됨)


한줄평 - 아 진짜! 정말! 무지! 엄청!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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