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하기 좋은 곳, 딤섬 맛집 '몽중헌'
저는 제가 먹고 맛있는 집만 올립니다. 제 월급의 80-90%는 음식으로 쓸 정도로 엥겔지수가 높지만, 그래도 나름 행복합니다. 많이 먹지만 까탈스런 입맛 탓에 맛이 없으면 먹지 않아서 살이 찌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돈이 많았다면 전 돼지가 되었을 거예요. 먹을 때만 먹거든요. 주로 폭식. 그럼 저의 폭식을 유발하는 몇 곳 중 한 곳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딤섬이 먹고 싶었다. 딤섬을 보통 만두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나라 만두와는 다른 묘하게 알찬 육즙이 흘러나온다. 내가 딤섬을 사랑하는 이유는 모양과 조리법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이다. 작고 투명한 것은 교(餃), 껍질이 두툼하고 푹푹한 것은 파오(包), 통만두처럼 윗부분이 뚫려 속이 보이는 것은 마이(賣)라고 한다. 나는 작고 투명한 '교'가 좋다. 살짝살짝 비치는 속살이 입으로 들어왔을 때도 아름답다.
대나무 통에 담아 만두 모양으로 찌거나 기름에 튀기는 것 외에 식혜처럼 떠먹는 것, 국수처럼 말아먹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에서는 코스요리의 중간 식사로 먹고 홍콩에서는 전채 음식, 한국에서는 후식으로 먹는다. 기름진 음식이기 때문에 차와 함께 먹는 것이 좋으며 담백한 것부터 먼저 먹고 단맛이 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먹는다고 한다.
대표적인 우리나라 딤섬 맛집은 '쮸즈', '골드피쉬', '포담', '바오 차이', '몽중헌'이 있다. 이중 회사에서 제일 가까운 몽중헌을 방문했다.
외관부터가 삐까번쩍하다. 동상이 먼저 나를 반겼다. 아 중국요리가 가득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외관이 마음에 들었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곳이 오픈 키친이라, 아무래도 마음이 놓였다. 오픈 키친은 왠지 깨끗하다는 믿음이 있다.
기본 반찬으로 땅콩, 쨔사이, 무가 나온다. 땅콩은 살짝 눅진했고, 무는 밍숭 했고, 쨔사이는 아삭하지 않았다. 반찬이 별로였긴 했는데, 메인이 괜찮았으니 이런 사소한 것들은 패스했다.
인테리어는 깔끔했다. 적당한 고급진 느낌, 적당한 밝기의 조명, 구석구석 중국 느낌이 나는 패턴, 고급스러워 보이는 찻잔과 주전자. 인테리어보단 중국 전통의상 치파오를 입은 직원들이 더 인상적이었다. 1-2층으로 분리되어있고, 안쪽엔 고급 룸이 따로 있는 듯했다. 2층에서 먹으니 전망이 좋았지만, 아무래도 1층에서 음식을 만들다 보니 벨을 누르고 서빙하는 직원들이 2층으로 오는데 오래 걸렸다.
메뉴판도 깔끔, 심플했다.
상하이식 돼지고기 만두다. 촉촉한 육즙이 가득한 딤섬으로 한입에 넣었다간 입안이 뜨거워서 호되게 당할 수 있다. 수저로 받힌 후 우러나오는 육즙까지 호로록- 마시면 된다. 진한 육즙과 얇은 피, 속재료가 궁합이 참 잘 맞았다.
상하이 소룡포는 중국어로 '샤오롱바오'라고 한다. 샤오룽바오의 기원은 청나라 동치 10년 중국의 자딩현 난상진의 음식점 「고의원의 점주 황명현이 당시 유행하던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를 개량해 [남상대육만두]를 팔기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상하이에서 크게 인기를 얻어 현재는 상하이의 명물 딤섬이 되었다.
소스에 생강이 들어 있어서 자칫 느끼할 수 있는 딤섬의 맛을 잡아주었다.
바삭한 질감을 선호하는 편이라, 춘권을 좋아한다. 돼지고기, 새우, 목이버섯, 당근을 넣어 춘권피로 싼 딤섬이었다. 안에는 씹히는 맛이 일품이고, 겉은 바삭해서 적극 추천해 주고 싶은 메뉴다.
전에 각종 야채와 버섯이 들어간 춘권을 다른 곳에서 맛 본적이 있는데 춘권엔 야채가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 의견) 하지만 춘권 튀김은 야채만으로 하기가 힘들단다. 물이 나와서 맛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구채교는 부추와 새우가 들어있는 딤섬이고, 하교는 통새우가 씹히는 새우다.
새우살이 잘게 들어간 하교도 맛있었지만 부추가 들어간 구채교가 느끼하지 않고, 감칠맛이 돌아서 맛있었다.
딤섬은 피가 얇을수록 잘하는 집이라고 한다. 속이 비쳐야 제대로 된 맛집.
돼지고기와 새우가 어우러진 딤섬. 쫀득한 맛이라고 해야 하나? 탱글탱글 탄력이 느껴지는 식감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메뉴다. 딤섬 위에 날치알이 올려진 딤섬이었는데, 알을 싫어하는데도 불구하고 맛있게 먹었다.
홍콩 xo장 소스로 맛을 낸 돼지고기 딤섬이다. 찐빵 같은 겉면에 속은 야채찐빵 속재료에 굴소스를 섞은 느낌이랄까. 음 정말 일반적인 맛이었고, 너무 배르다보니 엄청 맛있다고 생각했던 메뉴는 아니었다.
끝도 없이 나오는 딤섬을 먹느라 배가 터질 뻔했다.
한 피스씩만 시식을 하기로 해서 이것저것 다양한 종류를 주문했다.
조금씩 나오는 딤섬이기에 너무 많이 주문을 했던 것 같다.
간단하게 밥이 먹기 싫을 때 와도 좋고, 때론 고급 중식요리를 생각하면서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대체적으로 깔끔하고 피도 얇고 느끼하지 않았다. 생강소스가 참 마음에 들었다.
요리를 단품으로 주문해도 되고 코스요리도 가능하다.
몽중헌 상세메뉴 확인 ▶ http://www.mongjungheon.co.kr
한줄평 - 역시 기름진 음식은 날 배반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