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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ul 11. 2021

남자친구의밥상머리 예절

타성의 위험성

"사귄 지 5년 된 남자친구의 방귀에 정이 다 떨어집니다."

상대가 존중이나 배려를 전혀 안 하는 것 같아 고민하는 사연이다.

타성에 빠질 때 벌어지는 일이다.

늘 깨어있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는 사례이기도 하다.

(7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는데 방귀를 사정없이 뀐다.

소리도 요란하고 스컹크는 저리 가라 할 지경이다.

맛있는 저녁을 세 숟갈 먹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그런데 미안해하거나 반성하는 기색도 없다.


화가 나서 "집에서도 그러냐?"고 물었다.

집에서는 참는다고 한다.

밖에서도 그러지 않는다.

사연자와 있을 때만 마음 놓고 방귀를 뀌어댄다.


사연자는 남자친구의 밥상머리 예절이 엉망이라 생각한다.

가끔 입냄새를 심하게 풍기기도 한다.

하지만 비위가 약해 개수대 머리카락도 손으로 못 잡는 사람이다.

이 관계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다.


사연자는 어릴 때 밥상머리에서 방귀를 뀌었다가 심하게 혼난 적이 있다.

그 후로 밥상머리 예절을 잘 지키고 있다.

그래서 전혀 조심하지 않는 남자친구한테 정이 떨어질 정도로 화가 난다.

자신의 비위만 챙기고 여자친구인 사연자를 나 몰라라 하는 모습이 싫다.


이 사연에서 타성의 위험성을 본다.

5년 동안 사귀었기에 서로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별 긴장 없이 서로를 대한다.

이렇게 타성대로 행동하면서 자칫 무례해지기 쉽다.


연인 때는 싸우지 않다가 부부가 되면 많이 싸우는 이유가 무엇일까.

타성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상대의 관심을 끌려고 애쓰던 긴장감이 사라진다.

이전처럼 배려하지 않는 상대방에 불만이 생긴다.


인간의 마음은 새로움에 반응한다.

익숙한 대상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는다.

이것이 타성이라는 자동화 과정이다.

타성에 빠지는 순간 흥미나 의욕이나 관심도 꺼지곤 한다.



익숙해짐의 양면이 있다.

편해짐과 무신경이다.

관심의 눈길이 떠나는 것이다.

깨어 있어야 관심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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