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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Aug 13. 2021

안 털어놓으면 죽을 것 같아서

일방성

"엄마는 소리 내어 울면서 나한테는 질질짜지 말라고 합니다."

고3 여학생의 호소다.

엄마의 일방적인 태도가 납득되지 않는다.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어서 사연을 올렸다.

(8월 1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원 간 사이에 엄마가 방을 뒤졌다.

모의고사 풀어놓지 않은 것을 찾아서 따졌다.

방을 뒤진 것에 화가 나서 싸움이 되었다.

아빠와 대화를 나누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엄마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사연자는 소리 내어 우는 엄마한테 미안한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는다.

사연자가 소리 내어 울면 "질질 짜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울음을 삼키느라 위축되어 눈치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엄마는 왜 소리 내어 우는가.


감정이 조금 누그러져서 엄마한테 사과를 했다.

엄마가 이것저것 묻다가 속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엄마도 질질 짜지 말라"는 소리를 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엄마는 "나는 할 수 있지만 너는 안 된다."고 하셨다.


"어떻게 너하고 나하고 같니?"라는 엄마의 말씀을 이해할 수 없다.

서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답답한 심정을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다.

주변의 누구도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다.


사연자는 글을 올리면서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대나무 숲에서 소리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사연자와 엄마 가운데 누구 손을 들어주어야 할까.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엄마 손을 들어주기는 어렵다.


고3이나 된 딸을 믿지 못하고 학업에 간섭하는 것은 누구 문제일까.

이렇게 조급한 마음으로 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먼저 자신부터 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

어른들이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을 자녀들한테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은 보고 배우는 것이 많다.

조급한 부모한테 조급함을 물려받기 십상이다.

말은 머리에 새겨지지만 태도는 몸에 새겨진다.

부모가 자기 관리를 잘하면 자녀도 자연스럽게 자기 관리가 몸에 익기 마련이다.



믿고 응원해주면 신뢰와 안정감이 생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때문이다.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한테 긴장감을 주어야 할까.

먼저 자신의 마음부터 안정시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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