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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18. 2021

선배를 좋아하고 있어요

짝사랑

"선배가 나를 보고 실망한 걸까요?"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고민이다.

중3 선배를 짝사랑하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다.

(9월 1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좋아하는 선배가 있다.

눈이 마주쳤는데 선배가 아는 체를 안 했다.

얼굴과 다르게 통통한 몸이라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자존감이 떨어졌다.


하지만 곧 다른 생각도 들었다.

첫인상에 세어 보이는 편이라 선배가 당황했을지 모르겠다.

선배의 눈에 동공 지진이 일어난 것은 당황 때문일지 모른다.

선배는 곧 졸업을 하는데 먼 곳으로 갈 것 같아 빨리 가까워지고 싶다.


당신이라면 이 여학생한테 어떤 조언을 해줄 것인가.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한눈팔지 마라."

"생각만 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봐라."

"짝사랑일 때가 좋은 거야."


조언을 하는 자신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자.

꼰대인지, 친절한 어른인지, 독선에 찬 권위주의자인지 보일 것이다.

이것이 자기 생각을 넘어서는 방법이기도 하다.


똑같은 방식이 이 사연자한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내려놓고 보는 것이다.

그러면 생각 중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다.

짝사랑도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연자는 자존감이 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했다.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낼 수 있었기에 자존감 추락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생각을 정리할 줄 몰라 혼란스러움은 피하지 못했다.


이럴 때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끔 안내하는 것이 좋다.

조언을 하기보다는 질문을 통해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모르면 끌려가지만 알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자신을 보는 것이 자유를 얻는 길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간절할수록 여유를 가져야 한다.

짝사랑하는 마음은 애가 탄다.

조언이 먹힐 상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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