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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05. 2021

나를 좋아한다는 애가 내 앞에서 목을 졸랐어요

오해

"고백을 거절하자 자기 목을 졸랐어요."

한 여고생이 놀라고 당황한 사연이다.

속셈이 있어서 친절을 베풀었는데 오해를 하고 고백을 해왔다.

진심을 밝히자 눈앞에서 자해를 한 것이다.

(10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학급 회장을 또 할 욕심에 공약을 열심히 지켰다.

소외되는 친구가 없게 하겠다는 공약이었다.

외톨이로 지내는 남학생한테 다가가서 잘해주었다.

팀도 같이 하고 밥도 같이 먹었다.


방학을 하면서 일체 연락이 없었다.

그런데 2학기가 시작되자 그 남학생이 고백을 해왔다.

친구 이상의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잘라 말했다.

그러자  자기 목을 심하게 졸랐다.


얼굴이 벌게지고 눈이 충혈되며 헉헉거렸다.

놀라서 손을 떼려 했지만 너무 완강했다.

다행히 주변에 남학생이 도와서 말릴 수 있었다.

며칠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그 장면이 떠오르며 끔찍하다.


고백을 받아주지 않은 것이 잘못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다.

그 남학생은 버젓이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

그런데 사연자는 아직도 두렵다.


인연을 함부로 맺지 말라고 한다.

정을 함부로 주지 말라고도 한다.

더구나 진심이 아니라면 심각해질 수 있다.

의도된 친절을 상대가 오해해서 생긴 일이다.


아마도 상대 남학생은 배신감에 분노했을 것이다.

고백이 거절당하는 순간 눈에 뵈는 게 없었다.

치미는 분노를 자기 목을 조르는 것으로 드러냈다.

물론 자신의 오해에서 비롯된 분노임은 분명하다.


사연자는 교훈을 얻어야 했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남을 이용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진심을 속이는 것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척하는 태도는 수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교언영색을 조심해야 한다.

보이는 그대로 믿으면 곤란하다.

느낌을 맹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진실보다 더 강한 거짓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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