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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02. 2021

저희 부모님 때문에 힘들어요

마음 상처

"부모님의 사소한 지적이나 질책에도 마음에 상처를 입어요."

17세 학생의 호소다.

사연자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다.

마음에 상처를 쉽게 입고 떨치지 못한다.

(11월 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어릴 때 해외여행도 하고 잘해주시는 부모라서 고맙다고 했다.

그렇지만 사소한 일이 마음에 걸리고 상처를 입는다.

아빠는 사연자한테 꾀병 부리지 말라고 하신다.

저평가를 하면서 질책을 하신다.


엄마는 "그림 그린다고 유세냐?"라고 하신다.

시험 전에 미술학원을 빠지려고 딜을 하는 것을 유세 떤다고 하시는 것이다.

힘들다고 친구들한테 털어놓지도 못한다.

부모님이 이혼한 친구들도 있고 더 힘든 환경에 놓인 친구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 번은 8년 지기 친구한테 고민을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뭐 그런 정도로 힘들어하냐며 자기 힘든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힘들어도 힘들다고 얘기할 수도 없다.

위로라도 받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사연자는 왜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

부모님처럼 강한 마음을 가지고 씩씩하게 살 수는 없을까.

소심하고 나약한 모습에 부모님도 걱정이 많을 것 같다.

자극을 주면서 강해지라고 독려하는 부모님의 태도가 사연자한테 오히려 상처가 되고 있다.


사연자는 자신을 약하고 의존적인 존재라 보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를 그렇게 고정해 놓고 그에 맞게 반응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상처 받은 이유를 부모님이나 주변 환경에 돌리고 있다.

피해자 코스프레다.


자신이 피해자라면 책임을 져야 할 부담이 없다.

책임은 가해자들한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를 입으면서도 자신은 피해자 위치를 지킨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괴로움은 끝나지 않는다.



피해의식은 원망을 부른다.

스스로 피해자가 되면서 가해자들을 원망한다.

비겁한 변명이다.

변명을 멈추어야 할 수 있는 것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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