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Nov 21. 2021

인생이 재미가 없을 때

공허감

"제일 오래 해본 것이 게임 하나랑 대학입시네요."

곧 20대 후반이 된다는 220대 중반 청년의 한탄이다.

공허감만 들고 재미가 하나도 없다.

한탄만 하는 자신을 보니 씁쓸하다.

(11월 2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오랫동안 대학입시를 하다가 작년에 점수 맞춰 대충 들어갔다.

대학에 대한 환상은 오래전에 깨졌다.

목표도 없고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나마 제일 재미있는 것이 입시문제 푸는 것이 되어버렸다.


과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다.

하지만 이 방면으로 대성할 수준이 아닌 줄 안다.

돈을 벌거나 연애를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냥 공허감만 든다.


사연자의 공허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자기도 모르게 학습되어 돌아가는 자동 사고 시스템이 있다.

의도하지 않아도 저절로 생각이 되는 것이다.

사연자는 '나는 실패한다'는 생각이 자동으로 돌아가고 있다.


오랫동안 입시를 하면서 계속 실패를 맛보았다.

그러다 보니 뭘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이 마음에 자리 잡았다.

일종의 과잉 일반화 오류다.

물론 사연자 자신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이때 합리화라는 방어기제가 작동한다.

'못 한다' 생각하면 괴롭기에 '안 한다'로 바꾸는 것이다.

도전해봤자 안 될 게 뻔하니까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해봤자 안 된다'는 생각은 숨어 있어서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인생이 재미가 하나도 없다는 것은 거대한 속임수다.

자기 욕구를 속이는 것이다.

욕구를 가지면 실패해서 괴로울 것이라 자동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욕구가 없다고 위장한다.


이럴 때 처방은 '그냥 한다'가 된다.

성공해야 한다거나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 없이 그냥 해보는 것이다.

하다 보면 흥미가 생긴다.

사람에겐 향상되고자 하는 기본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더 나아지고자 하는 성장 욕구를 가지고 있다.

억지로 누르지만 않는다면 성장하고자 행동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자신을 속이며 매너리즘에 빠지면 성장욕구가 막혀버린다.

성장욕구가 막히면 공허감이 마음을 채우게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부모랑 너무 안 맞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