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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2. 2021

35세 된 딸이 못 미더운 아버지

일방 사랑

"딸이 저런 인성으로 어떻게 살지 걱정입니다."

딸과 둘이 살고 있는 정년퇴직한 아버지의 걱정이다.

사랑으로 키웠다.

하지만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아 근심이다.

(11월 2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들은 독립해서 살고 딸과 둘이 산 지 18년이 되었다.

다른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이혼을 요구한 아내와 헤어진 것이 18년 전이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딸도 어느덧 35세가 되었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백수로 지낸 지 5년이다.


말단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발령 대기 중이다.

그런데 오랜 사회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 본 경험으로 볼 때 걱정이 크다.

딸의 인성으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겉으로는 아빠를 좋아하는 것 같지만 속으로는 무시하는 행동이 보인다.


18년 전 이혼한 전처한테 세뇌당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무슨 말이든 하려고 하면 무시하면서 그냥 자기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집에서 백수생활을 할 때도 잔소리 한마디 안 했다.

해달라는 것은 다 해주며 야단 한번 치지 않고 사랑으로만 키웠다.


사연자는 작년에 퇴직을 하고 새로 취업을 했는데 재택근무가 많다.

딸한테 독립하라고 해도 하지 않는다.

아이들한테 작은 집이나마 사주었다.

딸한테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몰라서 사연을 올렸다.


사연자의 일방적인 딸 사랑이 강한 애착이 되고 있다.

딸이 아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행동을 보고 전처의 사주를 받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도 한다.

애착과 의심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강한 애착과 강한 의심이 결합되었을 때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진다.


사연자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만큼 성실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다소 고지식한 면도 있어 보인다.

딸이 사연자를 좋아하더라도 잔소리는 듣기 싫어하지 않겠는가.


딸을 볼 것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이제는 딸한테 속마음을 털어놓아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딸의 다른 면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어리게만 보는 자신의 시각을 내려놓아야 한다.



일방 사랑이 사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주기만 하는 사랑은 허망한 끝을 보기 쉽다.

받기만 하지 않고 줄 줄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 한다.

역시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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