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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03. 2022

남동생 때문에 고민입니다

눈먼 집착

"남동생이 운동에 집착하면서 아빠한테 패륜을 저지릅니다."

26세 남동생을 둔 누나의 하소연이다.

4년제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만큼 지능이 멀쩡한 남동생이다.

눈먼 집착으로 사람이 어떻게 망가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1월 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1. 화가 나면 집에 있는 서랍, 가구 등을 주먹으로 치거나 욕설을 내뱉으며 분노를 표출함

2. 이에 아버지가 뜯어말리셨는데 이후 26살인 자기가 왜 60이 다 되어가는 아빠를 완력으로 제압하지 못하는 거지 라며 자긴 아직도 힘이 약하다고 분해함

3. 20대 중반이면 아버지를 제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 하는 자기가 ㅈ밥인지(리터럴리 이렇게 말함) 아닌지 판단해달라고 함

4. 화가 난 아버지가 욕을 하며 폭언을 했으니 나도 한 거라며 아버지께 욕설과 폭언을 한 것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음

5. 10대 때부터 운동을 했었어야 하는데 공부만 했다며 자신이 공부하고 조용하게 지낸 것을 멍청한 병신새끼였다고 칭함

6. 항상 운동한 사람들(운동부, 혹은 초등학생 때부터 운동한 사람들 지칭)과 자기를 비교하며 원래 10대 때 운동 안 하면 한 사람보다 나중에 실력에 있어서 차이가 큰지 궁금해함.


누나가 요약한 동생의 증상이다.

남동생은 오로지 힘에만 집착하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나름의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눈먼 집착에 빠져 있는 상태에서 바른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

어떤 소리도 귀에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다행이라면 누나와 사이가 별로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누나로서 남동생이 정신 차리게 자극을 해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말이다.


"왜 그렇게 힘을 얻으려 하느냐?"

"힘을 얻어서 어디에 쓰려고 하느냐?"

이런 질문으로 동생의 마음에 맺혀 있는 그 무언가를 찾아본다.

진심으로 궁금해서 물어야 한다.


잘못을 일깨워주려는 마음이 앞서면 소통할 수 없다.

상대의 속마음이 정말로 궁금하고 알고 싶은 마음으로 소통하려 해야 한다.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영문을 알고 난 다음에 해도 된다.

시급한 것은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내는 일이다.


무엇인가에 집착하면 다른 것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때는 집착하고 있는 그 무엇이 건드려져야 한다.

힘으로 아버지를 제압하려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그 계기를 알아내면 해결은 뜻밖에도 쉬울 수 있다.



아무리 복잡한 문제도 단순한 이유에서 시작된다.

시작되었던 단순한 이유를 알아내면 대책을 세우기 수월하다.

시비를 가리거나 비난하는 방식은 감정만 상하게 된다.

급한 것이 풀려야 제대로 볼 여유가 생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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