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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Jan 04. 2022

새해를 남자친구와

자립

"새해를 남자친구와 맞고 싶었는데 아빠가 반대하셔서 답답하네요."

27세 여성의 고민이다.

부모님의 반대에 답답하면서도 혹시 자신이 선을 넘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

자립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1월 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귄 지 1년 된 남자친구가 있다.

새해를 남자친구와 함께 맞이하고 싶었다.

아빠한테 말씀드리니 반대를 하셨다.

아빠의 설득에 자신이 선을 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도 할머니와 지내려다가 가족과 함께 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사연자도 당연히 가족과 함께 해야 한다고 하셨다.

네가 선을 넘는 거라면서 아빠 말이 잔소리로 들릴 테니 잘 생각해보라고도 하셨다.

늘 이런 방식으로 말씀하시기 때문에 답답했다.


어떤 부모도 허락하지 않을 거라는 아빠의 말씀을 인정해야 할까.

애인하고 함께 하는 일들을 다 부모님께 알리는 것이 좋을까.

물론 부모는 알고 싶어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애인도 그걸 원할까.


어른이 되어 자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몸은 독립해도 마음이 독립하지 못하는 경우도 제법 많은 듯하다.

사연자의 아빠는 지극히 평범한 중년 남자의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평범하게도 구시대의 가치관을 대표하는 것 같다.


딸이 1년 동안 사귄 사람이라면 딸의 안목을 믿어줘도 되지 않을까.

더구나 솔직하게 말하면서 의견을 구해오는 딸한테 신뢰와 격려를 해줄 수는 없을까 싶다.

27살 된 딸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게끔 아빠로서 자신의 역할을 줄여주면 어떨까.

아빠가 조금 더 지혜롭다면 딸이 이런 갈등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사연자도 아빠한테 조금 더 능동적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잔소리로 들릴 테지만 잘 생각해보라는 아빠의 말씀이 답답했다고 했다.

아빠의 넘겨짚는 말투에 갇혀버린 꼴이다.

잔소리로 들리는지 새겨들으며 생각해볼 것인지는 자신의 영역이 아닌가.


점잖게 타이르는 아빠의 태도에 설득을 당하며 살다가 언제 자립할 수 있을까.

자신의 일은 스스로 야무지게 처리하는 모습을 아빠한테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아빠가 제 마음까지 넘겨짚는 것은 불편하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연애는 허락받고 하는 것이 아니다.



길이 들면 편하지만 새로움이 없어진다.

편하게만 지내면 게을러지기 쉽다.

자립은 익숙해진 편함을 거스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허락을 구하는 대신 자율성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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