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Jan 06. 2022

가족 고민 힘들어요

과민대응

"언니의 남자친구가 나를 함부로 평가해서 기분이 나빠요."

차별을 당한다고 느끼는 한 여성의 불만이다.

과민한 대응으로 보이기도 한다.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1월 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얼마 전에 언니가 남자친구를 처음으로 가족들한테 소개했다.

그 후에 언니와 엄마가 주고받는 메시지를 우연히 보고 알게 되었다.

언니 남자친구가 말하길 사연자가 엄마를 하녀 부리듯 하는 것 같단다.

남의 집 사정도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 기분 나쁘다.


엄마와 사연자는 친구처럼 편하게 지내기 때문에 버릇없어 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부를 안 해도 그 정도 성적은 나올 거라는 식으로 사연자를 비난하는 것은 화가 난다.

할머니도 어릴 때부터 사연자를 차별했다.

가족 중 누구도 사연자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속상하다.


엄마가 한때 남자한테 빠져서 바람을 피워 사연자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라기도 했다.

사연자는 처음 본 사람이 자신을 저평가하는 것이 억울하다.

속상한 마음을 나눌만한 사람이 없어서 막막하기도 하다.

사연자의 감정 반응을 그냥 과잉반응이라고만 봐도 좋을까.


사연자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방법을 배울 기회가 없었다.

부당한 차별에 억울한 마음이 생길 때 대응하는 방법을 모른다.

마음에 생긴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계속 이해 못 할 일들을 겪고 있다.

고립감에 외로울 법도 하다.


이처럼 현재 상황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경솔하다.

사연자의 과민한 반응을 그냥 고치라고 말해보았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먼저 마음속 응어리부터 풀어야 한다.

전문가의 사려 깊은 도움이 필요해 보인다.


잘못 다루면 상처가 덧나기 쉽다.

마음의 상처는 몸의 상처보다 훨씬 더 민감하고 다루기 어렵다.

사연자한테 지금 필요한 것은 이해와 공감과 격려다.

그냥 바람직한 길을 제시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감당하지 못할 마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

무조건 용서와 이해를 하라는 것은 무책임하다.

과민반응에는 그만한 사정이 깔려 있기 마련이다.

그 사정이 이해가 되어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서로를 진심으로 위하지 않는데도 붙잡고 있어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