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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Feb 26. 2022

22020218 일기

효능감

"고등학교 때 학교폭력으로 사람을 사귈 수가 없네요."

22세 청춘의 고민이다.

일기 쓰듯 고민을 담담하게 풀어놓았다.

효능감이 거의 바닥이다.

(2월 2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집안이 꽤 못 사는 편이다.

살림에 도움되고자 특성화고를 갔다.

취업도 못하고 대학 진학도 못한 채 졸업을 했다.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로 살림에 보태고 있다.


중소기업에 지원해도 떨어진다.

또래의 다른 친구들은 취업을 했거나 대학에 다닌다.

그런데 사연자는 대학에 다니는 가족의 뒷바라지를 한다.

남을 보조하는 인생이다.


사연자는 자신이 쓸모없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다.

사연 말미에 다른 사람의 고민에 신경을 써주라고 했다.

자신의 고민에는 굳이 답을 해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스스로 '땜빵 인생'을 자처하는 모양새다.


사연자가 희망을 잃고 사는 결정적인 이유는 학폭 후유증으로 생긴 대인기피 증세다.

모르는 사람한테는 어렵지 않게 말을 건다.

그렇지만 가까워지려 할 때 과호흡 증세가 나타난다.

그래서 사람을 사귈 수가 없다.


자신이 스스로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시중을 드는 신세라는 것이다.

이 생각에 갇혀버리면 삶에 무력할 수밖에 없다.

가난과 폭력을 당한 경험은 벗어날 수 없을까.

사실 가장 심각한 것은 사연자의 태도다.


능력이 있고 가치가 있다는 느낌을 '효능감'이라 한다.

사연자는 현재 효능감이 거의 없다.

자신의 삶에서 자신이 빠져 있는 셈이다.

가난이든 폭력에 따른 후유증이든 무력감보다 치명적이지는 않다.


어떻게 살 것인지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음을 발견해야 한다.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누가 정해주는가.

아쉽고 안타까운 사연이다.



누구든 생각대로 산다.

무력하다는 느낌으로 무력하게 산다.

자신의 생각을 알면 삶을 바꿀 수 있다.

자신의 생각마저 스스로 선택하지 못한다면 희망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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