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기연 Mar 05. 2022

사랑한다는 말

차이

"사랑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하면 식상해지나요?"

한 여성의 걱정 섞인 질문이다.

남자친구한테 애정표현을 자주 한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너무 자주 하면 식상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며 표현을 삼간다.

(3월 5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사연자는 23세 여성이다.

자신의 MBTI가 ENFP이고 남자친구는 ESTJ라고 밝혔다.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자신과 달리 남자친구는 계획적이고 이성적이다.

위기도 겪었지만 3년째 잘 사귀고 있다.


사연자는 사랑한다는 말을 주저 없이 자주 한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거의 표현하지 않는다.

그래서 물어보았더니 무뎌질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을 참는단다.

대답을 들은 다음부터 이미 무뎌진 것 아닌가 싶어 걱정된다.


마음이 생기면 바로 표현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데 식상해질까 봐 참아야 하는가.

남자들의 심리를 알고 싶어 사연을 올렸다.

억지로라도 표현을 참아야 할까.


보통 서로 다른 이성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

오래 같이 산 부부가 성격 유형이 정반대인 경우도 많다.

차이가 매력이 되기도 하고 거리가 되기도 한다.

친밀해지는데 꼭 차이가 없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연자와 남자친구는 외향성이라는 공통점 빼고는 다 반대 성향이다.

남자친구는 자기 계발에 힘쓰며 계획적인 삶을 사는데 사연자는 감정을 중시하고 즉흥적이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사연자는 바로 하지만 남자친구는 절제한다.

그런데 사연자의 표현과 남자친구의 표현은 그 맥락이 다르다.


사연자가 걱정하는 것처럼 남자친구가 식상해질까.

아마도 사연자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이상 그럴 일은 별로 없을 것이다.

늘 같은 감정이라도 사연자한테는 늘 새로운 것이다.

그것이 사연자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기도 하다.


그냥 순수하게 느낌대로 표현하는 것이 식상해질 위험은 극히 적다.

활기를 잃지 않는다면 표현이 문제 되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이미 겪어 온 위기를 통해서 관계는 더 단단해져 있을 것이다.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차이가 갈등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늘 새로우면 무뎌지지 않는다.

굳이 같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차이가 오히려 매력일 수 있다.

스스로 충실하면 된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가 가정 내에서 왕따인 것 같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