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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Mar 11. 2022

저 화나도 되는 거 맞죠?

저자세

"썸을 타던 남사친의 막말에 화가 나는데 화가 나도 되는 거 맞죠?"

호감이라는 덫에 걸려 저자세를 취하는 여성의 사연이다.

스스로 당당하지 못하고 자동으로 눈치를 본다.

자신의 속마음마저도 인정하지 못할 정도다.

(3월 11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덩치 크고 헬스에 진심인 남사친이 있다.

썸을 타던 시절에 어디서 무슨 소문을 들었다며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었었다.

영문도 모르고 사과를 했고 관계가 회복되었다.

그런데 그 후로 막말을 계속 들어야 했다.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불만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몸이 아파서 늦게 왔다는 소리를 듣고 안부를 물었는데 또 막말을 들었다.

너무 심하다 싶어 새벽에 문자를 했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계속 호구가 될 것 같다.


일방적인 관계를 왜 계속 지속할까.

어쩌면 인지부조화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한다고 착각하는 것일 수 있다는 뜻이다.

불확실한 감정을 인지부조화 때문에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의 불친절한 행동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관계가 어어져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막말과 함부로 대하는 일방적인 자세도 또한 명백한 사실이다.

이 사실들을 인정하고 수용하려면 자신이 그를 특별히 좋아해야 한다.


모욕과 수모를 견디며 관계를 유지할 만큼 그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어야 설명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부조화의 비용은 너무 비싸다.

마음에 상처를 입으면서도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

스스로 자기감정에 속아 꽁꽁 묶여버리는 꼴이다.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을 무시하면 안 된다.

스스로 빠져버린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자신의 솔직한 심정에 주목하고 용기를 내서 뿌리쳐야 한다.

저자세로 유지해야 하는 관계라면 끊는 것이 좋다.



자각에서 사직한다.

괴로움이 어디서 오는지 알아야 한다.

괴로움을 붙잡는 것은 미친 짓이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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