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감
"복싱 체육관을 예약해놓고 실제로 거의 나가지 않았던 제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에게 실망한 사람의 사연이다.
무력감으로 회피하고 있다.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을 피하는 것이다.
(4월 2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복싱을 하고 싶었다.
동네에 체육관이 있어서 3개월치 회비를 선납했다.
격무로 생긴 비만과 당뇨병을 해결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운동을 한 날은 며칠 되지 않았다.
이후에도 회비는 꼬박꼬박 냈지만 운동을 거의 나가지 않았다.
어느 날 관장한테 연락이 와서 면담을 했다.
일대일 코칭을 열심히 해줄 테니 열심히 나오라는 제안을 받았다.
체육관 나간 지 1년 반 정도 되는 시점이었다.
관장의 제안을 받고 나서 아예 발길을 끊었다.
이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는 동생이 준 자전거 운동기구가 있는데 마지막 희망을 걸어볼 수 있을까 싶다.
뼈 때리는 따끔한 충고도 듣고자 한다.
사연자는 무력감에 빠져 있다.
무력감에 빠짐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무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하는 것이라 생각하면 되니까.
스스로 무능하다고 믿어버리면서 책임을 피한다.
사연 말미에 뼈 때리는 충고라도 해달라고 했지만 과연 소용이 있을까.
차라리 뼈아픈 충고보다 따뜻한 격려를 원하는 것이 낫다.
적어도 의욕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력감으로 책임을 회피하는 사람은 겉으로는 충고를 듣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들을 때뿐이다.
이미 자신은 무능하다 낙인을 찍었기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회피하려는 마음을 직면하지 않고는 방법이 없다.

책임을 져야 한다는 부담을 피하고 싶어 무력감을 택한다.
무력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결국 진짜로 무능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된다.
알고 보면 무력감은 핑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