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갈등
"부모님 말씀을 어기고 무작정 행동하는 제가 너무 한심해요."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충동과 초자아가 부딪히며 내면에 갈등이 일어난다.
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아차리지 못하면 속절없이 휘말리고 만다.
(8월 8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내 명의로 된 통장이지만 엄마가 함부로 쓰지 말라고 하신다.
그런데 자꾸 돈을 빼내서 쓴다.
보통 한 달에 25만 원 정도를 쓰는데 지난달에는 50만 원을 썼다.
이런 내가 한심하다.
아무 생각 없이 친구와 약속하고 돈을 쓰는 내가 한심하다.
며칠 전에는 필을 받아서 새벽에 친구를 불러서 놀았다.
부모님이 알바를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친구와 알바를 신청하고 부모님께 억지로 허락받았다.
내가 왜 이러는지 너무 한심해 보인다.
사연자는 사춘기를 겪고 있다.
사춘기는 탈바꿈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삶이 변하는 것이다.
보통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몸과 마음이 자라면서 어릴 때 보이던 세상과 다른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당연히 생활방식도 바뀐다.
어릴 때는 어른들의 말씀을 착실하게 따르기만 하면 되었다.
사춘기가 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들이 늘어간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말씀을 따르면 착하다고 인정을 받는다.
그런데 인간관계가 친구들 위주로 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새로운 가치관과 관계 방식이 요구된다.
여러 방면에서 불일치가 일어나고 갈등과 혼란에 빠지기 쉽다.
사연자는 자신이 한심하다고 했다.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던 자신이 자꾸 부모님을 거스르니 당황스러운 것이다.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행동하다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직 어색하다.
내면의 욕구나 충동에 따라 행동하면서도 판단은 부모님의 시각으로 하니가 자신이 한심해 보인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어른이 되어간다.
누군가는 심각한 방황을 하고 누군가는 비교적 무난하게 이 시절을 거친다.
철이 드는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을 돌아보고 바로잡아가려는 의지가 있으면 된다.

한 사람의 마음에 어른과 아이가 공존한다.
꾸짖고 비난하는 어른도 있고 따스하게 보살피는 어른도 있다.
눈치 보며 위축되는 아이도 있고 밝고 쾌활한 아이도 있다.
내면의 어른과 아이를 잘 아우를 때 삶이 원만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