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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03. 2022

아빠가 너무 이기적인 거 같아요

술주정

"돈이 없다고 아껴 쓰라면서 아빠는 자꾸 술을 사서 마십니다."

힌 고등학생의 불만이다.

술주정에 빠져 사는 모습에 자녀가 실망한다.

자녀의 눈에는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9월 3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빠가 사업이 망한 후 자꾸 술을 마신다.

중학생 때부터 계속 아빠의 술주정을 봐야 했다.

친척들한테 아빠의 정체를 까발리고 싶다.

용돈을 주지 않으면서 자기는 술을 사서 마시는 아빠가 밉다.


물론 아빠가 힘든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죽는다면서도 왜 계속 슬을 마실까.

뭐라 하면 "네가 내 괴로움을 알아?"라고 하신다.

술 마시는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


사연자는 아바의 모순적인 행동을 납득할 수 없다.

사업을 하다가 빚을 졌으면 더 돈을 아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술에 취해서 술주정을 하는 아빠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고등학생 아들 눈에 비친 아빠는 그냥 이기적인 사람일 뿐이다.


정신을 차려야 하는 순간에 왜 술을 마실까.

괴로워서 피하고 싶은 것이다.

술에 취하면 현실을 잊을 수 있으니 술로 도망간다.

하지만 현실의 어려움이 술로 해결될 수는 없다.


마주하지 못하고 도망가는 태도는 무책임의 극치다.

책임지지 않으니 현실이 나아질 리 없다.

그렇지만 술이 깨고 보면 더 무거워진 현실의 압박감이 기다리고 있다.

무기력하고 못난 모습이라 할 것이다.


책임을 피하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이려 할 때 오히려 압박감이 줄어든다.

피하지 않고 마주할 때 힘이 나기 때문이다.

정신줄을 놓고 도망가기 바쁠수록 오히려 책임의 무게는 더해가기만 한다.

자식을 생각해서라도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다.



미움은 마음에 새겨진다.

그래서 미워하는 대상을 닮아간다.

타산지석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하겠다.

누구도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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