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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Sep 26. 2022

조금만 사랑하는 방법

두려움

"많이 사랑하다가 헤어지면 너무 힘드니까 조금만 사랑하는 방법 없을까요?"

이별의 아픔을 두려워하는 사연이다.

만남이 있으면 반드시 헤어짐이 있다.

만날 때부터 헤어질 때를 대비해야 할까.

(9월 26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너무 많이 사랑하면 이별할 때 너무 힘들 것 같다.

마치 가족을 잃는 것 같지 않을까.

헤어지고 친구로 지내는 것도 아니라 남이 되어버리니 얼마나 힘들까.

조금만 사랑하면 이별할 때 덜 아프지 않을까 싶다.


조금만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

예를 들어 그 사람의 단점만 생각하기 같은 것이랄까.

어떤 것이든 좋으니 답변을 들었으면 좋겠다.

새벽에 감성팔이가 아니라 진지하게 알고 싶은 것이다.


사연자는 나름 진지한 의문을 던졌다.

그냥 감성팔이를 하는 것이 아니니 진지한 답변을 부탁한다고 했다.

사연자의 이런 태도에서 사연자가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엿볼 수 있겠다.

작은 것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살피는 세심함이 보인다.


하지만 천려일실이라는 말이 있다.

천 가지를 생각하는데 한 가지를 놓친다는 말이다.

걱정만 많이 하고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쳐서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말한다.

사연자의 걱정이 이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헤어질 때 받을 상처가 두려워 조금만 사랑하고 싶다는 것은 그저 생각일 뿐이다.

마치 '어차피 내려올 산을 뭐하러 올라가나?' 하는 생각과 비슷하다.

수고로움과 힘든 것만 생각하지 땀을 흘리며 얻는 보람과 만족을 모르는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몸을 움직이지 않고 머리만 굴리면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아픈 것이 더 낫다.

부담을 피하려고만 하면 한없이 위축되기 마련이다.

비바람을 피하기보다 비바람이 오더라도 든든하게 대비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만남에는 헤어짐이 따른다.

만남은 기쁘고 헤어짐은 슬플까.

만남에도 헤어짐에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

무엇이든 마주하려는 패기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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