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함?
"아내가 밤늦게 다른 남자들과 긴 시간 동안 웃고 떠들며 통화를 하는데 심하지 않나요?"
한 소심한(?) 남편의 고민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데 자신의 문제일지 모른다는 의심도 든다.
이런 혼란에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을까.
(10월 22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아내가 성악으로 사회활동을 한다.
그런데 가끔 밤늦은 시간에 다른 남자들과 길게 통화를 한다.
지금도 한 시간 반 넘게 옆방에서 통화 중이다.
업무 이야기와 개인적인 상담도 하는 것 같다.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어 눈치를 주어도 오히려 아내는 당당하다.
내가 소심한 것일까.
아내가 너무 하는 것일까.
나도 아내처럼 하는 것이 옳을까.
사연자는 혼란스럽다.
아내의 행동이 선을 넘은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자신의 소심함이 원인인 듯도 하다.
소극적인 항의를 해보아도 아내는 적반하장이다.
자신도 아내와 같은 행동을 해버릴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소심해서 의심한다.
소심해서 묻지도 따지지도 못한다.
소심해서 고민을 곱씹기만 한다.
소심해서 털어버리지 못한다.
의심이 드는데 밝히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자기 검열이다.
너무 쪼잔해 보일까 봐 창피한 것이다.
이때 검열을 뛰어넘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욕먹을 각오를 하면 직면하기 쉽다.
나의 소심성이 상대에게는 비호감 표현으로 보일 수 있다.
나는 조심하는 것인데 상대는 싫어서 그러는 줄 안다는 말이다.
지나친 소심성으로 자신은 위축되고 상대는 오해하기 쉽다.
깨지 못하면 갇힌다.
소심함을 인정하는 순간 용기가 생긴다.
감추려고 할수록 소심함의 위력은 커진다.
병은 자랑하면 낫는다고 한다.
솔직한 고백이 소심함을 넘어서는 명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