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기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려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된다.
스트레스를 받기 쉬운 현대에 와서 이런 기본생활의 중요성이 더 절실해졌다.
잘 먹으면 건강의 기본은 갖춘 셈이다.
잘 먹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자.
섭식장애라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서 먹는데 문제가 생긴 것을 말한다.
너무 많이 먹는 과식증, 너무 안 먹는 거식증이 섭식장애의 양극단이다.
너무 많이 먹으면 뚱뚱해지고 온갖 질환에 시달린다.
너무 안 먹어도 힘을 쓰지 못하고 영양실조 같은 질병에 시달린다.
몸이 무너지면 마음도 무너지기 쉽다.
아주 강인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마음먹고 단식을 하는 경우는 언 먹으면서 의지가 강해지기도 하지만 몸이 버틸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단식도 위태롭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음은 상식이다.
그래서 몸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
알맞은 양을 먹어야 하는 것은 앞서 말했다.
포만감을 느낄 만큼 먹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한다.
위를 70퍼센트 정도만 채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허기를 면하고 살짝 부족하다 싶은 정도가 그렇다.
이렇게 배고픔을 완전히 만족시키기보다는 조금 절제해서 부족한 듯해야 몸에 좋다고 한다.
양을 조절할 때 절제력이 필요한 것을 보면 역시 몸 건강과 마음 건강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욕심껏 절제하지 않고 폭주하는 것은 좋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음식의 질은 어떠할까?
편식을 하지 않고 골고루 영양분을 섭취해야 건강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 몸에 필요한 음식과 그렇지 않은 음식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지난 20여 년 동안 육식을 하지 않은 경험이 있다.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었던 내가 육류를 끊으니 몸에 변화가 생겼다.
전과 달리 콩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이 당겼다.
내 몸에 필요한 것을 몸이 알아서 원하는 자동조절 기능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나는 내 몸을 믿는다.
깊이 살펴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
고급 정식을 먹는 사람과 값싼 음식을 먹는 사람의 건강상태가 비슷하다면 누가 잘 먹는 것인가.
물질을 중심으로 보면 고급 음식을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이 되겠지만(흔히 이 관점에서 본다), 음식을 먹는 주체를 중심으로 보자면 값싼 음식을 먹는 사람의 가성비가 높다.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음식이라도 소화를 잘 시키는 것이 잘 먹는 것이다.
마음이 불편한 상태에서 먹으면 체하거나 탈이 나기 쉽다.
음식의 고마움을 느끼며 즐거운 마음으로 먹을 때 소화가 잘 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보면 잘 먹는 것은 몸의 문제만은 아니다.
지나친 욕심을 피하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가질 때 잘 먹게 된다.
폭식증이나 거식증 같은 섭식장애는 마음을 다스려야 뿌리 뽑을 수 있다.
먹는 동안 마음을 살피는가?
음식의 맛을 음미하면서, 또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면서 먹을 줄 안다면 최고다.
자신이 무엇을 하든 깨어 있어서 알고 한다면 최선의 길을 찾을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생명유지 활동에 필요한 먹는 행위도 깨어서 하는 것과 습관으로 하는 것은 아주 다르다.
깨어 있을 때 몸은 스스로 건강해지는 최선의 길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