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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Oct 24. 2022

부모의 편애와 무시 폭언

편애의 그림자

"어릴 때부터 계속된 부모님의 편애와 무시가 36살이 된 지금까지도 지속되어서 힘듭니다."

36세 여성의 하소연이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의 폐해를 보여주는 사연이다.

편애의 그림자는 깊고 진하게 새겨진다.

(10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8살 때 화장실에서 늦게 나온다고 아빠한테 바가지가 깨지도록 머리를 얻어맞았다.

두 남동생과 다투면 항상 나만 혼났다.

할머니는 남동생들만 예뻐하고 용돈도 나보다 더 많이 주었다.

엄마는 내가 번 돈을 모아주겠다고 하고는 그냥 다 써 버렸다.


아빠는 키가 160이 안 되면 체중이 40이 넘으면 안 된다고 한다.

나는 157에 44이고 허리도 24인치다.

삼겹살을 먹으러 나가도 나한테는 채소만 먹으라 한다.

아직까지도 편애와 무시 폭언은 계속되고 있다.


엄마도 갱년기 핑계를 대고 집안일을 소홀히 해서 내 몫이 되었다.

그런데 내가 고기를 조금 먹으려 해도 아가씨가 돼지처럼 먹는다고 한다.

동생들한테는 늘 복스럽게 잘 먹는다고 하면서.

친구는 가족들과 연을 끊으면 나중에 후회한다고 한다.


사연자는 편애 속에서 차별받으며 자랐다.

남아선호로 차별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는데도 이런 사연이 있음이 놀랍다.

상담을 한다면 당연히 독립을 권할 것이다.

차별을 받으면서도 계속 그 집에서 사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미 익숙해진 방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힘들고 어렵더라도 익숙한 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연자는 정을 느껴보지 못한 한이 가슴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무시하고 차별하는 부모에게 정을 바라는 부질없는 생각에 빠져 버리는 것이다.


계속되는 편애 속에서 사연자는 몸도 마음도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것 같다.

6살 10살이나 어린 남동생들에게도 치였다.

그저 살림 도우미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다.

자신의 인권에 눈을 떠야 독립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암시의 위력은 대단하다.

스스로를 보잘것없다고 여기는 순간 노예가 된다.

편애로 차별받을 때 암시에 걸리기 쉽다.

그림자에서 나오지 않으면 빛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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