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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기연 Nov 24. 2022

생일선물 줘야 할까요?

주고받기

"나한테 생일선물을 하지 않은 친구에게 생일선물을 해야 할까요?"

한 청소년의 고민이다.

주고 싶지 않은데 주어야 할 것 같을 때 갈등이 된다.

주고받음에 균형을 맞추려 한다.

(11월 24일 참나원 팟캐스트 방송)



재작년에 친해져서 선물을 준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내가 준 선물을 잘 쓰고 있다.

그런데 내 생일에 선물을 받지 못했다.

밥을 산다고 했지만 사양했다.


이제 곧 그 친구의 생일이 다가온다.

3만 원 하는 샤프를 선물해서 우정의 징표로 삼고 싶은 생각이 있다.

하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주고받음이 분명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나한테 선물을 주지 않은 친구한테 생일선물을 해야 할까.


사연자는 갈등이 된다.

선물을 하지 못한 친구가 밥을 산다고 했을 때 얼버무리며 사양했다.

평소에 그 친구를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음이 내키지 않아 사양한 것이다.


그런데 그 친구의 생일이 다가온다.

선물을 해야 하는데 고민이 된다.

받지 않았는데 주는 것은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더구나 학생한테 3만 원은 큰돈이다.


선물을 하고 안 하고는 당위성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받았으니까 주어야 하고 안 받았으면 주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안 받았어도 줄 수 있고 받았어도 안 줄 수 있다.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면 되는 일이다.


선물은 기꺼이 주고받는 것이기에 선물에는 기쁨이 따른다.

그런데 의무감으로 주는 선물에 기쁨이 있을까.

가까운 사이일수록 주고받음이 분명해야 한다는 생각은 일리가 있다.

하지만 자유의지보다 우선해야 할 원칙은 아니다.



선물은 마음을 나누는 매개체다.

욕심이나 의무감이 담긴 선물은 선물이 아니다.

내키지 않는 행동을 굳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선택을 당위성으로 몰고 가는 것은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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